컨텐츠 바로가기

뉴욕증시, 美·中 자존심 싸움에 다시 투매…나스닥 2.15%↓ 마감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차트를 보고 있다. [로이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급변동 속에 또다시 급락으로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보복관세에 50%의 추가 관세로 재보복에 나서면서 글로벌 경기침체 공포가 급등하던 주가를 끌어내렸다.

8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장 마감 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20.01포인트(0.84%) 하락한 37645.59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79.48포인트(1.57%) 주저앉은 4982.77, 나스닥종합지수는 335.35포인트(2.15%) 급락한 15267.91에 장을 마쳤다.

미국과 중국이 관세를 두고 자존심 싸움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증시가 유탄을 맞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50%의 관세를 추가하기로 하면서 미·중 무역전쟁과 그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공포가 확산했다.

백악관은 중국이 대미 보복관세를 철회하지 않았다며 9일부터 중국에 예고한 104%의 관세가 적용된다고 이날 밝혔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적용한 관세 54%에 50%를 추가한 것이다.

이 같은 조치에 강세 분위기를 보이던 뉴욕증시는 급전직하했다.

나스닥 지수는 장 중 오름폭이 4.57%까지 확대됐으나 백악관 발표 후 급락 전환, 낙폭이 3.52%까지 벌어졌다. S&P500 지수도 상승폭을 4.05%까지 늘렸으나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가 초를 치면서 -3%까지 내려갔다. 장 막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낙폭이 줄었으나 관세 피로도가 극에 달한 하루였다.

중국 정부는 미국이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이미 공언한 만큼 양국의 자존심 싸움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중 무역전쟁이 고조되면서 위안화 가치도 빠른 속도로 약해졌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이날 7.42위안을 상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월가에선 관세 불확실성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분석가는 “25년 동안 기술주를 다루면서 닷컴 버블과 폭락, 금융위기, 유럽 부채 위기, 코로나19 팬데믹, 그리고 그사이의 모든 것을 경험했지만 트럼프의 관세는 그중에서도 가장 큰 참사”라며 “그것은 순전히 그가 자신에게 가한 것이고 ‘단기적 고통’에 대한 논리가 크게 잘못 계산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브레이브이글웰스매니지먼트의 로버트 루기렐로 최고투자책임자는 관세 협상에 대한 낙관적 전망으로 이날 상승세가 나타났으나 반등세가 지속되려면 무역정책이 더 안정돼야 한다며 “기업이 장기적인 자본 배분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지속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종별로 보면 모든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소재와 임의소비재와 에너지, 부동산, 기술은 2%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금융과 유틸리티는 약보합으로 선방했다.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은 모두 하락했다. 애플은 이날도 5% 급락하며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 기간 하락률이 21%를 넘어 글로벌 금융위기가 절정이던 2008년 9월과 10월 이후 4거래일 기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 4일간 증발된 시총은 8천억달러에 육박한다.

애플 외에 테슬라가 4.9% 급락하며 시총이 7100억달러까지 쪼그라들었고 아마존도 2% 넘게 밀렸다.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면서 시총 6884억달러인 제약회사 일라이릴리와의 격차도 대폭 좁혀졌다. 일라이릴리는 이날 골드만삭스가 “매력적인 진입 지점”이라며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을 비롯해 의료보험 기업은 강세를 보였다.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은 5.65% 뛰었다. 미국 정부가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플랜에 대해 정부 지급금을 예상보다 높게 인상한다고 발표하면서 수혜가 예상됐다.

미국 최대 규모 방위산업체 록히드 마틴은 베트남이 트럼프 행정부와 상호관세를 협상하기 위해 미국산 군수품 수입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5% 뛰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은 관세에 대한 우려를 이어갔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오스틴 굴스비 총재는 “트럼프가 발표한 관세는 (우리가) 모델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컸다”며 “그처럼 높은 비용이 얼마나 빠르게 또는 완전히 소비자에게 전가될지, 또 기업과 소비자가 어느 정도까지 억제해 경제 성장을 둔화시킬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6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51.5%까지 뛰었다. 전날 마감 무렵의 38.0%에서 13%포인트 급등했다. 동결 확률은 제로(0)가 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5.35포인트(11.39%) 상승한 52.33을 기록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 주요 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