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 임차 산불헬기 80%… ‘경년 항공기’
노후 헬기에 기장도 고령… 60세 이상 과반수
‘기장 건강검진’도 헬기 임차 업체마다 제각각
지난달 25일 경남 산청군 시천면 신천초등학교 주변 하늘에서 헬기가 산불 진화를 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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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지난달 경북 지역에서 확산한 대형산불 진화에 투입된 임차 헬기가 잇따라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현재 경북 도내 각 지자체가 임차해 운영 중인 산불진화 헬기 19대 중 15대가 노후 기종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헬기를 조종하는 기장들 역시 평균 연령이 60세로 나타나면서 산불헬기 임차 운영 시스템은 물론 노후 장비와 인력 문제 등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북지역 임차 산불헬기 80%… ‘경년 항공기’
지난달 26일 경북 청송군 청송읍에서 산불 진화 헬기가 청송으로 번진 산불을 끄기 위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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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의원실이 경상북도로부터 제출받은 ‘2025년 산불진화헬기 운영 및 안전관리 현황’ 자료에 따르면, 경북 도내 21개 시군에서 임차해 운영 중인 19대의 산불헬기는 평균 기령이 35년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9대 중 15대가 모두 기령 20년을 초과한 노후 기종인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임차 산불헬기 19대 중 기령 20년 미만인 기체는 울진군(AS-350B2·12년), 경주시(KA-32A11BC·17년), 영덕군(S-76·18년), 영양군(S-76·19년) 등 4대뿐이다. 국토교통부는 통상 기령 20년 이상 헬기를 ‘경년(機齡) 항공기’라며 노후 기종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경북 도내 시군에서는 전체의 약 80%가 노후 헬기에 해당하는 셈이다.
노후 헬기에 기장도 고령… 60세 이상 과반수
2025년도 경북지역 산불진화 헬기 운영 및 안전관리 현황 자료 [박정현 의원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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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실 회신 자료에 따르면 도내 운영 임차 헬기 19대의 기장 가운데 60세 이상은 전체의 과반을 차지했다. 이들은 평균 33년의 경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특히 의성군·울진군(각 69세), 고령군(68세), 경산시·성주군·칠곡군(각 65세), 영주시(64세), 영천시(63세), 상주시·예천군(각 61세), 포항시·봉화군(각 60세) 등은 60대 이상 고령 기장들이 헬기를 조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연소 기장은 영덕군 소속 기장(36세)이지만, 나머지는 대부분 50~60대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노후 헬기 문제뿐만 아니라 조종 인력들의 고령화 문제에 대한 관리·감독 필요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장 건강검진’도 헬기 임차 업체마다 제각각
또 하나의 문제는 헬기 기장들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체계도 외부업체별로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일부 업체에서는 연 2회까지 정밀 건강검진과 신체검사를 실시하는 반면, 다른 업체들은 1회 기본검진에 그치는 경우도 있어 통일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산불헬기를 조종하는 기장들의 건강관리에 관해서도 정부가 어느 정도 통합적인 가이드라인을 정해줄 필요가 있다”며 “아무리 베테랑 경력을 가진 기장들이라고 하더라도 60~70세가 넘어가면 인지능력이 저하된다고 볼 수밖에 없는데, 신체검사뿐만 아니라 헬기 조종을 하는 데 필요한 검사들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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