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익 6.6조 기록···전망치 상회
MX 원가부담에도 4조원대 영업익 추산
DS는 D램 물동량 늘면서 1조원대 이익
美관세 현실화에 반도체 시황 안갯속
연간 최대 5.5조 매출 하락 예상도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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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가 올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과 6조 원대의 영업이익으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도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갤럭시 S25의 판매 호조로 스마트폰 사업이 실적을 견인했고 중국 모바일·PC 수요 증가로 메모리반도체 출하량도 예상을 뛰어넘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5 흥행에 힘입어 1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달성한 삼성전자의 표정이 여전히 밝지 못하다. 2분기 이후 스마트폰 신제품 효과의 공백을 반도체가 메꿔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2기’의 관세 폭탄이 현실화하며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9조 원과 6조 6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8일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9.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0.15% 감소했다. 매출은 1분기 기준 역대 최대로, 분기 기준 최대인 지난해 3분기(79조 1000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지난해 2분기(10조 4439억 원) 이후 2개 분기 연속 역성장한 영업이익도 3분기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증권가에서 예측한 실적 전망치(매출 77조 2208억 원, 영업이익 5조 1148억 원)도 훌쩍 뛰어넘었다.
1분기 실적 효자는 ‘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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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를 맡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1조 원 안팎의 이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에서 3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낸 반면 시스템LSI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의 적자 규모가 2조 원 내외로 추정된다. 메모리는 중국 ‘이구환신(以舊換新·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지원)’ 정책으로 스마트폰과 PC 등 전방 정보기술(IT) 산업 수요가 되살아난 영향을 톡톡히 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D램 물동량이 증가한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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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시계 제로'···관세 영향 반도체까지 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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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시장에서는 1분기 갤럭시 신제품 효과의 바통을 2분기 이후 메모리가 이어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시장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반도체 ‘DDR4 8기가비트(Gb) 3200’ 현물 가격은 이달 7일 1.652달러로 한 달 전 연중 최저가인 1.442달러 대비 14.6% 상승했다. 현물 가격은 향후 기업 간 거래 가격인 고정거래가격에 반영된다. 메모리카드, 이동식저장장치(USB)용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3월 중 9.61% 오른 2.51달러를 기록해 2017년 3월(13.87%) 이후 8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글로벌 메모리 3위 미국 마이크론이 유통망에 가격 인상을 통보한 가운데 1·2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도 동참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등 ‘메모리의 봄’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미국발 관세 폭풍이 모두 삼킨 모습이다.
관세 영향은 스마트폰과 가전을 시작으로 반도체까지 광범위하게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은 글로벌 생산량 절반을 담당하는 베트남에 미국이 상호관세율로 46%를 책정하며 비상이 걸렸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관세를 판매 가격의 40~50%로 두고 소비자에게 가격 전가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연간 최대 5조 5000억 원 매출 하락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도입 의사를 밝힌 만큼 관세 부과는 시간문제다. 이 경우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완제품 값이 오르면 수요가 줄어 다시 반도체 시황이 나빠지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관세 불확실성에 글로벌 경기도 가늠하기 어려워 실적을 예측할 수 없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30일 부문별 실적을 포함한 1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한다.
노우리 기자 we1228@sedaily.com강해령 기자 hr@sedaily.com임진혁 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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