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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준 음료 마시고 실종된 10대…23명 집단 성폭행에 인도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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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인도 콜카타에 있는 중앙수사국(CBI) 앞에서 시민들이 여성 의사 강간 및 살인 사건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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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 대한 성폭행 사건이 잦은 인도에서 이번에는 10대 소녀가 친구가 준 음료를 마시고 정신을 잃은 후 약 일주일 동안 23명에게 집단 성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7일 인도 영자 일간지 힌두스탄타임스에 따르면 바라나시 경찰은 “19세 여성이 6일 동안 남성 23명에게 집단 성폭행당했으며, 피의자들은 여성에게 약물을 투여해 여러 호텔로 데려가 학대했다”고 발표했다.

피해 여성 A양은 지난달 29일 친구들과 외출한 후 실종됐다. A양의 어머니는 “딸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학교 친구인 ‘라즈’라는 이름의 소년을 만났고, 라즈는 물담배 바에 데려갔다”며 “그곳에 다른 남자들도 합류했다”고 했다. A양은 약을 탄 음료를 마신 후 정신을 잃었고, 호텔로 끌려가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A양은 도망쳤지만, 그때마다 다른 남성들에게 납치됐다고 한다. A양의 어머니는 “다음 날 제 딸은 길거리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던 사미르라는 소년에게 끌려가 고속도로에서 ‘나쁜 짓’을 당하고는 버려졌다”고 말했다. 이후 6명의 남성이 A양을 호텔로 데려가 술을 먹이고 성폭행했다. A양이 소리를 지르며 반항하자 이들은 A양을 호텔 밖에 버렸다고 한다.

이후에도 A양을 발견한 다른 남성들은 그를 도와주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의 집에 데려가 약을 먹인 후 성폭행했다. 가족들은 지난 4일 경찰에 실종 신고했고, A양은 그제야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

현재까지 언론에 이름이 공개된 피의자는 12명이다. 이 중 6명이 체포됐다. 경찰은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피의자 11명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덴마크 국적의 남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나머지 피의자들을 체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피의자들 대부분은 A양이 인스타그램에서 알고 지내던 학교 친구들이었다.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 여성 관광객이 집단 성폭행당하고, 이들과 동행한 남성은 물에 던져져 사망한 일이 벌어진 지 불과 3주 만에 발생했다. 인도에서는 성폭행 사건이 잦아 고질적 병폐로 지적된다.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하루에 약 90건의 성폭행이 일어나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여기에 장관의 무신경한 발언이 여론에 불을 지폈다. 카르나타카 내무장관은 최근 벌어진 성폭행 사건에 대해 “이런 사건은 대도시 여기저기서 일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어떤 법적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면 법에 따라 취해질 것”이라고 했다.

그의 발언은 온라인에서 격렬한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많은 인도인은 “심각한 범죄에 직면한 상황에 관해 무신경하고 무감각하다”고 비판했다. 결국 카르나타카 장관은 “저는 항상 여성의 안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온 사람”이라며 “제 발언으로 인해 피해자들이 상처를 입었다면 사과드린다”고 공개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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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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