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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9 (화)

[르포] 아버지의 깜짝 선물 '겜보이'…넷마블게임박물관엔 추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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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게는 추억, 자녀에게는 색다른 재미…게임의 역사·문화 소통

희귀 소장품 포함 2100여점 전시…"PC 게임은 한국 게임의 뿌리"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서울 구로구 지-타워 3층에 위치한 넷마블게임박물관에는 삼성전자가 국내에 유통한 게임기기 '세가 마스터 시스템' 등 다양한 수집품이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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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게임 역사의 흐름에 따라 전시된 넷마블게임박물관의 소장품들을 보며, 그 시절 나의 모습을 추억해볼 수 있습니다."

8일 기자가 방문한 넷마블게임박물관은 단순한 게임 전시 공간을 넘어, 게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조망하는 체험형 박물관으로 조성돼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서울 구로구 지-타워 3층에 위치한 넷마블게임박물관은 게임을 사랑하는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어린이·청소년에게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며 게임을 매개로 소통할 수 있는 장소였다. '게임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나누며 게임이 지닌 가치를 발견하고, 게임을 통해 미래 세상을 꿈꾸게 하는 체험형 박물관'이라는 지향점에 부합했다.

약 983.47㎡(297.50평) 면적에 조성된 전시 공간은 ▲게임 역사 ▲게임 세상 ▲게임 문화의 세 가지 테마로 구성돼 있으며, 게임기기·소프트웨어·주변기기 등 2100여 점의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다. 박물관은 넷마블의 사회공헌사업 일환으로 넷마블문화재단이 운영을 맡고 있다.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서울 구로구 지-타워 3층에 위치한 넷마블게임박물관에 전시된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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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관계자는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과 배경의 관객이 박물관을 즐기기를 기대하며 박물관을 기획했다"며 "현재 관람객은 가족단위가 많고, 전시를 좋아하는 20~30대 관람객도 많다. 다양한 연령층의 게임매니아도 있고, 최근에는 외국인 관람객의 방문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박물관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 잡은 것은 기자가 초등학교 1학년생이었던 1992년에 아버지가 깜짝 선물로 준 삼성전자의 '겜보이'였다. 지금도 왜 밤 늦은 시간에 나를 깨워 겜보이를 손에 쥐어줬는지 이유는 모르지만 고마울 따름이다. 아버지도 그 시절 게임 '찐팬'이었나보다.

특히 당시 어린 시절엔 세로형으로 된 겜보이 게임팩은 구하기도 어려웠고 비싸서 친구들과 바꿔가며 게임을 즐겼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더욱이 게임기에서 게임팩이 인식되지 않을 때마다 게임팩 내부에 따뜻한 입김을 힘차게 불어넣어 게임기에 꽂아야 했던 추억을 지금 게임 세대들은 알까.

다만 박물관에는 삼성전자를 통해 수입된 '겜보이'가 아닌 일본의 '세가 마스터 시스템'이 전시돼 있었다. 외형이나 기능은 동일하다. 이 외에도 어린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닌텐도의 '슈퍼 패미콤'부터 현대의 '컴보이', 대우전자의 '재믹스' 등 1990년대를 풍미했던 다양한 게임 기기들이 전시돼 이목을 끌었다.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서울 구로구 지-타워 3층에 위치한 넷마블게임박물관에 전시된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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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박물관 관계자는 "대략 50년전 기기부터 최근 게임기와 게임들이 주요 소장품으로 전시되고 있다. 기획자 입장에서 세대별로 다양한 반응을 보여주는 점이 흥미롭다"며 "각자 자기 세대의 추억을 이야기 하기도 하지만 아버지와 어린이가 서로 질문을 주고 받는 것이 게임의 가치를 다시 보게 해 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어린이들도 아버지 세대의 게임에 대해 잘 알고 흥미를 느낀다는 점이 놀랍다"고 전했다.

특히 게임 역사 공간에 마련된 '보이는 수장고'는 다양한 소장품을 가까이서, 심지어 뒷면까지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어 게임 마니아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상업용 게임의 시초라 불리는 아타리의 '퐁'도 전시돼 있다.

한국에 처음 소개된 아케이드 게임기 역시 1975년 미도파백화점에서 선보인 '퐁'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후 '스페이스 인베이더'와 같은 게임들이 큰 인기를 끌며 전자오락실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1980년대에는 복제된 기판과 게임팩이 세운상가를 중심으로 유통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서울 구로구 지-타워 3층에 위치한 넷마블게임박물관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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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1990년대부터 한국 게임 산업은 PC 게임 개발을 통해 본격적으로 성장했고, 온라인 게임이 등장하면서 세계 시장에서도 주목받는 게임 강국으로 자리 잡게 됐다. 이런 한국 게임 산업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PC 게임의 성장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 공간도 이목을 끌었다. '신검의 전설'과 같이 애플2 기반으로 제작된 초기 한국 PC 게임부터 기술 발전에 따라 변화해 온 다양한 PC 게임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한국의 PC게임을 전시한 이유에 대해 박물관 관계자는 "한국 게임산업이 PC게임에서부터 시작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다만 기획 과정에서 한국 게임의 자료와 연구가 부족하다는 점을 더욱 실감하게 됐다"며 "앞으로 PC게임 부분을 더 보완해 다시 한번 다룰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 전시 주제는 게임과 스포츠, 게임과 예술 등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전했다.

'게임 문화' 공간에는 게임 관련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라이브러리와 추억의 고전 게임들을 직접 플레이할 수 있는 '플레이 컬렉션'으로 구성돼 있었다. 라이브러리에서는 PC사랑, PC 챔프, 게임챔프, 게임피아 등 다양한 게임 서적과 옛 게임 잡지들을 자유롭게 볼 수 있었다.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서울 구로구 지-타워 3층에 위치한 넷마블게임박물관에 전시된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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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컬렉션'에서는 1980년대 오락실 게임부터 콘솔, PC 게임까지 다양한 고전 게임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특히 1980년대 한국 전자오락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아케이드 게임들과 '별의 커비', '젤다의 전설' 등 세대를 아우르는 인기 콘솔 및 PC 게임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에 더할 나위 없어 보였다.

박물관 관계자는 오래된 게임들이 젊은 세대들에게도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 "한 중학생 관람객은 스타크래프트를 민속놀이라 칭해 세대차이를 실감하기도 했지만, 박물관 곳곳에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옛날 게임을 신기해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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