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게임박물관에서 ‘뽀빠이’(1982), ‘제비우스’(1983), ‘버블보블’(1986), ‘스트리트 파이터’(1987) 등 추억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레이 콜렉션’. 넷마블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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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와 함께 박물관을 찾은 어머니도 어린 시절 오빠와 함께 했던 추억의 게임을 즐겼다며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가셨어요.”
8일 서울 구로구 넷마블 사옥 지(G)타워에 있는 넷마블게임박물관에선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디지털 게임의 60여년 발전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었다. 약 300평 규모의 박물관은 게임의 사회·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차원에서 지난달 4일 문을 열었다.
전시관 입구에서 관람객을 맞이하는 건 동명의 인기 웹툰을 기반으로 만든 넷마블 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의 주인공 성진우다. 대형 미디어월을 통해 상영되는 영상은 석기시대부터 인류의 놀이 문화로 시작된 게임의 역사적 의미를 환기한다.
서울 구로구 넷마블게임박물관 입구에 설치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리치 왕의 분노’의 주인공 아서스 메네실 조각상. 게임 제작사인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2016년 제작해 넷마블게임박물관에 기증했다. 넷마블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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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은 크게 ‘게임 역사’, ‘게임 세상’, ‘게임 문화’ 등 세 공간으로 나뉜다. 게임 역사는 디지털 게임이 태동한 1950년대 후반부터 최근의 가상현실(VR) 게임까지 시대별 주요 게임기와 소프트웨어 등을 전시한다. 모니터와 컨트롤러로 구성돼 오늘날 비디오 게임기의 시초로 평가받는 ‘테니스 포 투’(1958)와 세계 최초의 오픈소스 컴퓨터 게임 ‘스페이스워!’(1962), 1970년대 최초의 상업용 아케이드 게임기 ‘컴퓨터 스페이스’(1973) 등이 당시 사용하던 제품 그대로 전시돼 눈길을 끈다.
1989년 일본 세가(SEGA)가 개발한 ‘공작왕2’를 1991년 삼성전자가 수입, 현지화해 발매한 ‘온달장군’(왼쪽)과 1992년 삼성전자가 겜보이용으로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한 16비트 한글 게임 ‘우주 거북선’. 선담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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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수장고’ 코너에선 1980~90년대 국내 기업이 개발·현지화한 콘솔 게임 ‘용의 전설’(1989), ‘온달장군’(1991), ‘우주 거북선’(1992)을 비롯해 닌텐도 게임 캐릭터를 수놓을 수 있는 ‘X 재규어 디지털 재봉틀’(2003) 등 각종 희귀 아이템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전시된 ‘게임 유물’의 세부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키오스크도 비치돼 있다.
넷마블은 2021년 신사옥인 지타워에 입주한 뒤 4년간 게임 박물관 개관을 준비했다고 한다. 2016년 서울시·한국산업단지공단과 컨소시엄을 꾸려 옛 구로공단 공업용수 정수장 부지에 지타워 건설을 계획할 때부터 구로공단의 역사를 담은 지(G)밸리산업박물관과 함께 게임 박물관 개관을 약정한 데 따른 것이다.
8일 서울 구로구 넷마블게임박물관에 전시된 비디오 게임기의 시초 ‘테니스 포 투’(1958·왼쪽)와 세계 최초의 오픈소스 컴퓨터 게임 ‘스페이스워!’(1962). 선담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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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넷마블게임박물관 운영팀장은 “저희 박물관에선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아빠, 이런 게임 했었어?’, ‘내가 예전에 이 게임을 했어’라며 서로 대화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며 “예상외로 초등학생들이 ‘퐁’(1972) 같은 고전 게임을 어른들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물관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1980~90년대 출시된 게임 롬팩(롬 카트리지) 408개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아트월과 과거 동네 오락실을 연상케 하는 ‘플레이 콜렉션’이다. 플레이 콜렉션에선 ‘뽀빠이’(1982), ‘제비우스’(1983), ‘버블보블’(1986), ‘스트리트 파이터’(1987) 등 추억의 아케이드·콘솔·피시(PC)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다. 국내 개발사 빅콤이 개발한 ‘왕중왕’(1994)을 제외하면 대부분 1980년대 게임들이다. 그 시절에 쓰던 기판을 세운상가에서 수리해 가져왔다.
넷마블게임박물관을 방문한 학부모와 자녀가 함께 게임 관련 직업 및 소양 등을 알아볼 수 있는 ‘게임 직업 가이드’ 코너. 넷마블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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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기획자·프로그래머·아트 디자이너 등이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을 단계별로 살펴볼 수 있는 ‘게임 제작 프로세스’, 학부모와 자녀가 함께 게임 관련 직업 및 소양 등을 알아볼 수 있는 ‘게임 직업 가이드’ 등의 코너도 마련돼 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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