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하 ETRI)이 그래핀을 이용한 광경화 투명필름 개발에 성공했다.

ETRI 연구진이 그래핀을 활용해 개발한 광경화 투명필름과 그래핀 광경화 콜로이드 조성물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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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는 그래핀을 안정적으로 분산시킨 새로운 투명필름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 필름은 빛의 세기에 따라 투명도가 변하는 특징을 가져 향후 레이저 보호장치와 스마트 광학센서, 인공지능(AI) 광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핀은 강도와 전기전도성이 뛰어난 차세대 혁신 소재로 주목받는다. 반면 서로 엉겨 붙는 성질 때문에 산업계에서 그래핀이 실제 활용되기는 쉽지 않았다.

이에 ETRI는 새로운 그래핀 분산 광경화(光硬化) 콜로이드 조성물을 개발, 별도의 분산제 없이도 그래핀이 고분자 안에서 안정적으로 균일하게 퍼질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을 확보했다. 이는 그래핀 분산 필름과 성형물을 간편하게 제조할 수 있도록 한다.

그래핀 분산 콜로이드 조성물은 매우 안정적인 상태로, 그래핀 침전 없이 1년 이상 장기간 보관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ETRI는 빛(UV)을 이용해 콜로이드 조성물을 단단한 필름으로 변환하는 방식을 적용해 그래핀의 성질을 유지하면서도 가공이 쉬운 신소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필름을 만들 때 콜로이드 조성물의 그래핀 분산 용액이 고분자화해 필름을 형성, 그래핀 콜로이드 조성물 모두가 필름 형성에 사용돼 공해 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기존에 금형으로 찍어내던 방식(또는 고분자 용액 형태의 필름 제조 방식)과 다르게 그래핀 콜로이드 조성물의 빛 경화로 필름을 제조하는 방식을 적용함으로써 연속 공정이 가능해 대량 생산(상용화)이 가능하다는 게 ETRI의 설명이다.

개발된 그래핀 분산 광경화 투명 필름은 그래핀 특유의 빛을 조절하는 성질(광학 비선형성)을 활용해 광학, 전자, AI 분야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TRI 신형철 휴먼증강연구실장은 "이번 연구로 그래핀을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이를 계기로 그래핀이 광 관련 부품과 AI 응용 기술 분야에서 혁신적인 소재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ETRI 출연금 사업 '지속가능한 AI를 위한 Optical Learning 핵심기술 개발 연구'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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