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원 집계 韓 투자자 美 증시 보관액 TOP30 종목 분석
총 보관액 불과 5일 만에 100억弗 급감…29개 종목 ‘마이너스’
테슬라·엔비디아·애플 보관액 감소액만 51억弗…전체 절반
美中 관세戰 격화 가능성 ↑…“트럼프 관세, 25년來 최악 참사”
[로이터, 게티이미지뱅크, 신동윤 기자 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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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發) 글로벌 ‘관세 전쟁’이 오히려 미국 증시에 직격탄을 날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주식 계좌 속 잔고가 크게 줄어든 ‘서학개미’들의 한숨도 깊어진다.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 상위 30개 종목에서만 국가별 ‘상호 관세’ 발표 이후 불과 닷새 만에 15조원에 가까운 주식 평가액이 증발하면서다.
9일 헤럴드경제는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가 집계한 국내 투자자의 개별 종목과 상장지수펀드(ETF)가 모두 포함된 미국 주식 보관금액을 분석했다.
지난 7일 기준으로 미국 주식 보관금액 상위 30개 종목의 총 보관금액은 595억6461만달러(한화 약 88조5368억원)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발표가 미 증시에 영향을 미치기 전인 지난 2일 695억5502만달러(약 103조3876억원)와 비교했을 때 99억9041만달러(약 14조8508억원)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주식 보관금액 상위 30개 종목 중 29개 종목의 잔고가 ‘마이너스(-)’를 기록할 정도로 하락세는 뚜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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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위 종목의 보간금액 감소금액의 합산치(51억1316만달러)는 톱(TOP)30 종목 전체 보관금액 감소치의 절반이 넘는 51.18% 수준에 이른다.
보관금액 감소폭 4~10위에는 팔란티어(3억1807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MS·1억8380만달러), 아이온큐(1억6235만달러), 아마존(1억6214만달러), 알파벳A(구글·1억3474만달러), 브로드컴(1억2714만달러), 메타플랫폼(9670만달러)이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매그니피센트7(M7)’ 등 서학개미가 선호하는 대형 기술주의 주식 보관금액 감소 추세가 뚜렷했다.
보관금액 감소폭 1위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가 차지했다. 분석 기간 동안 해당 ETF의 보관금액은 7억4730만달러(25억6068만→18억1338만달러)나 줄었다.
감소금액 2위는 테슬라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X(6억7302만달러)’ ETF가, 3위는 미 증시 대표 반도체 지수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6억1989만달러)’가 차례로 자리했다.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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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기간에 각 종목과 ETF에 대한 서학개미의 매수·매도가 진행됐지만, 대부분의 종목에서 보관액 증감의 방향성 자체를 좌우할 만큼은 아니었다. 개별 종목 1위 엔비디아의 순매수액이 7282만9973달러로 엔비디아 보관액(89억9282만7534달러)의 0.81%, 주식 보관금액 변동폭(-11억322만달러)의 6.6% 수준에 그쳤다. 종목별 주식 보관액 변동은 주가 변동의 영향이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ETF 순매수액 1위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정도만 순매수액(2억7087만달러) 규모가 보관액(12억4511만달러)의 21.75%, 주식 보관금액 변동폭(-6억1989만달러)의 43.7%로 눈에 띄게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급락한 시기를 ‘저가 매수’ 기회로 인식, 추후 발생한 반등세에 차익을 거두려는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보관금액 상위 30개 종목 중 트럼프 관세의 영향에서 벗어나 보관금액이 오히려 늘어난 단 하나의 종목은 잔존 만기 3개월 미만의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0~3개월 美 단기채(SGOV)’ ETF였다. 해당 ETF의 최근 5일간 수익률은 0.06%였다. 급락장세를 보였던 미 증시 전반적인 분위기와 비교한다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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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과 중국이 관세를 두고 자존심 싸움을 포기하지 않겠단 입장을 보이며 증시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만큼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 감소세도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시간) 백악관은 중국이 대미 보복관세를 철회하지 않았다며 9일부터 중국에 예고한 104%의 관세가 적용된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적용한 관세 54%에 50%를 추가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미국이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이미 공언한 만큼 양국의 자존심 싸움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미 월가에선 관세 불확실성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분석가는 “25년 동안 기술주를 다루면서 닷컴 버블과 폭락, 금융위기, 유럽 부채 위기, 코로나19 팬데믹, 그리고 그사이의 모든 것을 경험했지만 트럼프의 관세는 그중에서도 가장 큰 참사”라며 “그것은 순전히 그가 자신에게 가한 것이고 ‘단기적 고통’에 대한 논리가 크게 잘못 계산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관세 불확실성에 따른 시장 변동성이 극심해지고 있다”면서 “향후 기업들이 실적 발표에서 어떤 대응 방안을 내놓을지가 추가적인 증시 변동성의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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