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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9 (화)

USAID 직원들, 미얀마 강진 현장서 ‘이메일 해고’ 통보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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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미얀마 강진으로 무너진 건물들 사이에서 피해 복구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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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미얀마 강진 피해 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현지에 파견한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직원들을 해고했다. 지진 피해를 본 미얀마를 돕는데 소극적 태도를 보여온 미국이 사실상 지원을 중단한 것과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USAID 직원 3명으로 구성된 지원 평가팀은 미얀마에 도착한 지 며칠 만인 지난 5일 전원 해고됐다고 전·현직 USAID 관계자 3명이 전했다. 워싱턴DC, 태국 방콕,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별적으로 미얀마로 이동한 이들은 지진 피해 지역인 만달레이에서 해고 통보 e메일을 직접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DC의 USAID 직원들은 이들의 해고 소식에 충격을 받고 분노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정부가 지난달 28일 USAID 직원 대부분을 해고하는 등 기관 해체 방침을 밝히긴 했지만, 직원들이 지진 현장에서 일하는 와중에 해고를 통보한 방식이 특히 잔혹하게 여겨졌다는 것이다. 해고 통보를 받은 이들은 당장 미얀마에서 어떤 일을 할지도 불투명해졌다.

NYT는 이번 해고 조치로 USAID 해체에도 일부 인도적·위기 지원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약속에도 의문이 뒤따른다고 지적했다. 과거 재난 현장에 발 빠르게 도착해 구호 활동을 지원해온 USAID가 사실상 와해한 가운데, 뒤늦게 미얀마에 파견된 유일한 인력마저 옷을 벗게 되면서 미국의 지원은 사실상 중단됐기 때문이다.

미 국무부는 이에 대해 특정 직원의 고용 상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고 NYT에 밝혔다. 다만 미얀마에 파견된 이들은 야외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 건물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진이 미얀마를 덮친 직후인 지난달 28일 “우리는 도울 것이며 이미 미얀마와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지만, USAID의 지원 시스템이 무너진 상황에서 실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미얀마 군사정권과 가까운 중국, 러시아가 지진 직후 구조 인력과 물자를 보내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과 대조되면서 재난 현장에서 미국의 빈자리는 더욱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취임과 동시에 미국의 해외원조를 90일간 중단하는 행정명령을 내리고, USAID는 해체 절차를 밟고 있다.


☞ 트럼프의 USAID ‘산산조각’에···미얀마서 존재감 사라진 미국
https://www.khan.co.kr/article/202503311601001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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