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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수)

美 상호관세 발효, AI 서버 수요 최대 10%p 줄어…메모리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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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관세 발효 이어 반도체 품목관세 예고…美 인플레이션 우려

트렌드포스, AI 서버 등 올해 성장률 하향…HBM 직격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공화당 전국 의회 위원회(NRCC) 행사에 참석해 “관세로 제약회사들이 미국 내로 생산 시설을 이전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2025.04.0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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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미국이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가 9일(현지시간)부터 발효되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에 따른 반도체 수요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급증하던 미국 중심의 AI 데이터센터 서버 수요가 꺾이면서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메모리 수익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악의 경우 AI서버 성장률은 10%포인트(p) 이상 떨어지고 스마트폰은 역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은 이날 86개국을 대상으로 국가별 상호관세를 전면 발효한 뒤 각국과 개별 협상에 나선다.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인 한국·일본을 협상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밝히고, 보복관세를 예고한 중국에는 상호관세를 34%에서 84%로 인상, 누적 104%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 46%, 태국 36%, 인도 26% 등 글로벌 생산기지가 밀집한 국가들에 고율의 상호관세가 부과되면서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의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졌다. 반도체는 상호관세에서 제외됐지만 철강처럼 품목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AI 서버·스마트폰 등 출하 전망 하향…메모리 먹구름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미국 상호관세 부과에 따라 AI 서버, 서버, 스마트폰, 노트북 등의 올해 출하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서버, 스마트폰, 노트북 등 출하량이 예상보다 강세를 보인 것은 기업들이 상호 관세 부과에 앞서 미국 출하를 앞당긴 영향이 크다며 2분기부터는 관세가 소비자 가격에 전가됨에 따라 전체적으로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본 시나리오와 관세 전쟁 확전에 따라 수요 감소가 심화한 시나리오 두 가지를 제시했다.

조정된 성장률 전망치는 △AI 서버 28.3% → 24.5% 또는 18.0% △서버 6.9% → 5.4% 또는 2.0% △스마트폰 1.5% → 0.0% 또는 마이너스(-) 5.0% △노트북 5.0% → 3.0% 또는 2.0% 등이다.

특히 AI 서버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아마존 등 빅테크의 대규모 AI 데이터센터가 미국에 몰려 있어 성장률 전망치의 하락 폭이 컸다.

AI 서버에 들어가는 AI 가속기에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의 HBM이 필수로 탑재된다. AI 서버 수요가 위축되면 국내 업체들의 HBM 공급도 둔화할 수 있다.

트렌드포스는 "관세가 상승하면 세계적 인플레이션이 유발되고 소비자의 구매력이 침식될 수 있다"며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와 OEM이 AI 서버에 대한 투자를 더 지연시켜 연간 출하량 성장률을 18%로 낮추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HBM 공급단가 인하·내년도 물량 축소 가능성

메모리 수요 감소뿐 아니라 수익성 악화 우려도 있다. 서버, 스마트폰, PC 등 세트 업체들이 관세로 인해 증가한 비용 부담을 상쇄하고 최종 소비자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품 공급사에 단가 인하 압력을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등은 올해 HBM 물량이 모두 계약됐다고 밝혔지만, 고객사가 계약 내용을 변경해 단가를 낮추려 하거나 현재 협상 중인 내년도 물량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범용 메모리 시장이 부진한 상황에서 HBM 덕분에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HBM 수익성이 악화하면 실적 경신이 어려울 수 있다. 삼성전자도 올해 2분기 재설계한 5세대 HBM(HBM3E) 공급 및 하반기 6세대 HBM(HBM4) 양산으로 반전을 꾀하는 상황에서 AI 서버 수요 감소는 악재다.

업계 관계자는 "부품 산업은 거시경제와 전방 산업이 중요한데, 최근 전망처럼 악화하면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워낙 혼란스러운 상황이라 정확히 진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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