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2 (화)

내년 의대 정원 동결 하냐마냐…정부·의료계 막판 기싸움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지난 3월27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의 모습. 권도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달 말 내년도 의대 모집 정원을 확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의대생들의 수업복귀가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의료계가는 정부가 먼저 정원 동결 확정하라며 압박하고 나선 반면 정부는 “의대 수업 정상화가 우선”이라는 원칙을 고수하며 기싸움 양상을 보인다. 시민사회는 의료계 주장을 규탄하며 의대생들의 복귀를 촉구했다.

가톨릭대와 고려대, 성균관대, 연세대, 울산대 등 5개 대학 의대생 대표들은 9일 성명을 내고 “5개 학교는 의대협의 투쟁 방향성을 존중하고 투쟁을 지속한다”고 밝혔다. 이 학교들은 다른 대학보다 빠르게 등록 후 수업 거부 기조로 선회했던 곳들이다. 대표들은 “5개 학교 학생들은 등록 투쟁으로 방향성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다른 학교 학우 여러분께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부산대 등 다수 학교는 이번 주와 다음 주 중 출석 기준 미달 시점이 도래해 대규모 유급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주대 의대 25학번 109명은 성명을 내고 수강 신청을 포기하고 일체의 수업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학교 측 시설 확충안은 당장 113명의 25학번을 교육하기엔 터무니없는 계획”이라며 “24·25학번을 분리해 교육 및 실습 과정을 체계적으로 준비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아주대 의대 신입생은 학사 일정 25%를 출석하지 않으면 유급 처분을 받게 된다.

의료계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3058명으로 확정해 불확실성을 제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국의학교육협의회(의교협)는 전날 정부와 정치권에 이번 주 중으로 내년도 의대 모집 정원을 증원 전 수준인 3058명으로 확정해 발표해달라고 건의하는 공문을 보냈다. 정부가 정원을 확정지으면 학생들이 수업에 돌아올 것이란 판단이다.

반면 교육부는 아직까지 정상 수업이 가능할 정도의 수업 복귀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교육부는 수업 거부 중인 학생들이 1학기 등록뿐 아니라 실제 수업에 참여하는지 보고 내년도 모집 정원을 동결할지 판단하겠다고 밝혀왔다. 이번 의료계 요구에 대해서도 수업 복귀 약속이 먼저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대학별 수업 복귀 현황을 좀 더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5명을 제외하고 본과생이 모두 복귀했다고 알려진 서울대를 중심으로 연세대·고려대 등에선 고학년 위주의 복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30~40% 정도가 복귀한 지역거점국립대와 달리 비수도권 사립대의 경우 복귀율이 아직 저조한 상태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계의 ‘3058명 선 동결’ 요구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교육부와 동일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대 증원 문제는 의료계 뿐만 아니라 대국민 약속이기 때문에 복귀를 전제로 한 동결 조건은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는 내년도 의대 모집 정원을 동결하라는 의료계 주장을 비판하며 의대생 수업 복귀를 촉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동결 확정 요구는) 앞뒤가 바뀐 주장으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며 “2026년 모집 정원 동결 여부는 국민의 이해와 양해 속에 이뤄져야 하고, 의대생의 완전한 복귀와 의대 교육 정상화 없이 모집 정원 동결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정부의 정책 철회를 위해 수업거부로 몽니를 부리는 의대생에게 더는 선처와 관용없이 학칙에 따라 원칙대로 처분해야 한다”고 했다.

수험생 여론도 의대 정원 동결에 부정적이다. 종로학원이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고등학교 1~3학년과 N수생 수험생 및 학부모 54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3.5%가 ‘의대 모집정원 축소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의대 모집정원 축소로 입시에서 피해를 봤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자도 68.3%에 달했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주 3일 10분 뉴스 완전 정복! 내 메일함에 점선면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경향신문 주요 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