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3시 30분 기준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일 대비 2.10달러(3.52%) 떨어진 57.90달러에 거래 중이다. 6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1.58달러(2.52%) 내린 61.24달러에 가격이 형성됐다.
부산 테크센터에서 신규 CI 도장을 마친 대한항공 보잉 787-10 항공기/대한항공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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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비는 항공사 전체 영업비용의 약 3분의 1일 차지하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떨어지면 비용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유류비로 4조9808억원을 썼는데, 이는 영업비용(17조8707억원)의 28%에 달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연간 매출액(8조3185억원)의 약 30%인 2조5567억원을 유류비로 썼다.
고객이 부담하는 유류 할증료도 떨어졌다. 대한항공은 4월부터 유류 할증료를 낮추기로 했다. 인천~상하이·베이징 등의 노선은 3월 3만원에서 2만1000원으로, 인천~뉴욕·댈러스·보스턴 등의 장거리 노선은 13만2000원에서 9만9000원으로 떨어졌다. 아시아나항공의 노선별 유류 할증료도 1만8800~10만7200원에서 1만4500~7만8100원으로 내렸다. 유류 할증료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항공유(MOPS·Mean of Platt’s Singapore Kerosene)가 내린 영향이다.
유류비는 줄었으나 원·달러 환율이 1480원대 후반까지 급등한 점은 부담이다. 통상 항공사는 항공기, 기자재 등을 빌리거나 구매할 때 달러로 지불한다. 외화 부채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 이자, 원금이 불어나 손실을 보게 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에 제일 큰 영향을 미치는 건 환율”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환율 10원 차이가 외화평가손익 350억원, 현금 160억원 등 510억원의 변동으로 이어진다. 아시아나항공도 환율이 10% 변동할 때마다 세전 순이익이 5192억원 증감한다. 항공사는 헤지(위험 회피)를 위해 옵션 계약을 체결하지만, 장기적으로 환율이 오르면 재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경기 침체 시 여객·운송 수요가 줄어들 수 있는 점도 부담 요소다. 미국이 다음 달 2일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소액면세 제도를 폐지하면 수송량이 줄어들 수 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가 부과되면, 경기 둔화에 따라 물동량이 줄어들 수 있다. 미국 항공사의 실적 전망치도 하향 조정받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인아 기자(ina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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