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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8 (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유가는 떨어졌는데 환율이... 불안한 항공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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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發) 관세 충격의 후폭풍으로 항공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국제 유가가 배럴(1배럴은 158.9리터)당 60달러 선으로 떨어지면서 유류비 부담은 줄었지만,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무차별 관세 여파로 경기가 침체하면 수송량·운임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9일 오후 3시 30분 기준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일 대비 2.10달러(3.52%) 떨어진 57.90달러에 거래 중이다. 6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1.58달러(2.52%) 내린 61.24달러에 가격이 형성됐다.

    조선비즈

    부산 테크센터에서 신규 CI 도장을 마친 대한항공 보잉 787-10 항공기/대한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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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류비는 항공사 전체 영업비용의 약 3분의 1일 차지하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떨어지면 비용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유류비로 4조9808억원을 썼는데, 이는 영업비용(17조8707억원)의 28%에 달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연간 매출액(8조3185억원)의 약 30%인 2조5567억원을 유류비로 썼다.

    고객이 부담하는 유류 할증료도 떨어졌다. 대한항공은 4월부터 유류 할증료를 낮추기로 했다. 인천~상하이·베이징 등의 노선은 3월 3만원에서 2만1000원으로, 인천~뉴욕·댈러스·보스턴 등의 장거리 노선은 13만2000원에서 9만9000원으로 떨어졌다. 아시아나항공의 노선별 유류 할증료도 1만8800~10만7200원에서 1만4500~7만8100원으로 내렸다. 유류 할증료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항공유(MOPS·Mean of Platt’s Singapore Kerosene)가 내린 영향이다.

    유류비는 줄었으나 원·달러 환율이 1480원대 후반까지 급등한 점은 부담이다. 통상 항공사는 항공기, 기자재 등을 빌리거나 구매할 때 달러로 지불한다. 외화 부채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 이자, 원금이 불어나 손실을 보게 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에 제일 큰 영향을 미치는 건 환율”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환율 10원 차이가 외화평가손익 350억원, 현금 160억원 등 510억원의 변동으로 이어진다. 아시아나항공도 환율이 10% 변동할 때마다 세전 순이익이 5192억원 증감한다. 항공사는 헤지(위험 회피)를 위해 옵션 계약을 체결하지만, 장기적으로 환율이 오르면 재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경기 침체 시 여객·운송 수요가 줄어들 수 있는 점도 부담 요소다. 미국이 다음 달 2일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소액면세 제도를 폐지하면 수송량이 줄어들 수 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가 부과되면, 경기 둔화에 따라 물동량이 줄어들 수 있다. 미국 항공사의 실적 전망치도 하향 조정받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인아 기자(ina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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