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소방서, 산불 발생지 유사 환경으로 실험…"큰 화재 우려"
산림 주변 작업범위 최소화 등 주의…"예초기 원인 희박" 주장도
예초기 화재 재연실험 |
(하동=연합뉴스) 정종호 박정헌 기자 = 최근 경남 산청과 하동에서 잇따라 발생한 대형 산불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예초기 불티가 실제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소방 실험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9일 경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올들어 지금까지 예초기가 원인으로 지목된 화재는 총 3건 발생했다.
지난달 21일 발생한 산청 시천면 산불과 지난달 23일 하동 진교면에서 발생한 고사리밭 화재, 지난 7일 발생한 하동 옥종면 산불 원인이 예초기로 지목됐다.
이들 화재는 모두 예초기 작업 중 튄 불씨가 원인으로 추정됐다.
실험 도구로 고사리밭 화재 현장에서 수거한 예초기와 돌무더기, 건초, 억새 등을 사용해 발생 당시와 유사한 환경을 조성했다.
그 결과 높은 회전속도(RPM)로 실제 제초를 하듯 예초기를 좌우로 돌리다가 돌무더기와 부딪치니 불꽃이 강하게 튀며 넓게 비화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렇게 튄 불티가 건초 및 억새와 접촉하면 연기를 내며 착화해 강한 바람 등 외부 변수가 개입할 경우 큰불로 이어질 가능성이 컸다.
하동 산불 현장에서 발견된 예초기 |
특히 예초기를 좌우로 더 넓게 휘두르거나 RPM이 높을수록 불티가 확산하는 범위도 넓었다.
야구방망이를 크고 강하게 휘두를수록 공이 멀리 날아가는 원리처럼, 예초기를 좌우로 크게 흔들거나 RPM을 높이면 불티가 더 멀리 날아가는 것이다.
이에 소방당국은 작업 전후 작업반경 내 마른 풀·낙엽·쓰레기 등 가연물 제거, 작업 시 예초기를 낮은 RPM으로 사용, 인근에 산림이 있을 경우 작업 범위 최소화, 건조하거나 풍속이 강한 날은 예초기 사용 금지, 2인 이상 작업 및 소화기 인접 배치 등을 당부했다.
반면 예초기에서 튄 불씨가 대형 화재로 이어질 확률은 희박하다는 주장도 있다.
한국농업기계학회장이자 농업기계공학 박사인 김혁주 순천대학교 융합바이오시스템기계공학과 교수는 "예초기로 작업을 하다가 불똥이 튀면서 산불이 난 사례는 지금까지 접해본 적이 없다"며 "확률 자체가 매우 희박하다"고 말했다.
이어 "불똥이 튀어 인근으로 불이 옮겨붙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예초기 불똥과 같은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스파크에는 에너지가 거의 없다"며 "다만 주변에 인화성 물질이 있다면 불이 급격하게 커질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home12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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