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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황제’ 김연경 은퇴…“폭싹 속았수다” “덕분에 20년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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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여자 프로배구 통합우승을 차지하고 은퇴하는 김연경 선수를 축하하는 팬의 게시물. 디시 인사이트 여자배구 갤러리 갈무리


“폭싹 속았수다”(‘매우 수고하셨다’를 뜻하는 제주 방언)



21년 프로선수생활의 마침표에 우승을 새겨 넣은 배구 여제 김연경(37·흥국생명)의 은퇴에 팬들이 감사의 인사를 보내고 있다.



지난 8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김연경의 흥국생명은 정관장을 세트 점수 3-2(26:24/26:24/24:26/23:25/15:13)로 이기고 우승을 차지했다.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정관장과의 5차전 경기에서 승리하며 통합우승을 차지한 흥국생명 김연경이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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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선수가 해외리그에서 국내로 복귀 한 뒤 4시즌 만에 이룬 통합우승이었다. 5차전 마지막 승부의 마지막 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벌인 끝에 거둔 극적인 우승이어서 더 값졌다. 이 경기를 끝으로 은퇴하는 김연경은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이런 시나리오는 짜지 못할 것”이라며 “우승컵을 들고 은퇴하고 싶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날 김연경의 ‘벚꽃 엔딩’을 바라며 마지막 승부를 지켜보던 팬들은 물론 상대팀까지 배구 여제의 영광스런 은퇴를 축하했다.



정관장은 패했지만 시상식에서 ‘함께해서 영광이었습니다. 김연경 선수의 앞날을 정관장이 응원합니다’라는 펼침막을 내걸었다. 김연경 선수의 팬들은 우승하고 그를 헹가래 치는 사진에 ‘폭싹 속았수다’를 새겨 넣으며 감사를 표했다.



김연경 선수의 은퇴를 축하하는 팬들의 메시지. 엑스(X·옛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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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살 노장 김연경은 공격은 물론 수비와 연결 등 배구의 모든 기술에서 세계 정상급(월드 클래스) 활약을 보였다. 그는 박빙의 5세트에서 상대 공격을 몸을 날려 받아내는 수비로 2점을 얻어냈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경기 뒤 “마지막 몸을 던진 그 수비 하나가 우승을 만들어냈다”고 경의를 표했다.



챔피언결정전 경기가 끝나고 ‘식빵언니’(경기 중에 흥분하면 나오는 욕설을 딴 별명) 김연경은 “너무 행복합니다. 이것보다 행복한 때가 어디 있겠습니까. 저는 기분 좋게 떠나겠습니다. 웃으면서 보내주세요”라고 말했다.





2005년 통합우승 당시의 김연경(왼쪽), 20년이 지나 2025년 우승하고 기뻐하는 김연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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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인사이드 김연경 갤러리, 배구 갤러리 등에는 “김연경 덕분에 10년이상 행복했음” “김연경은 어떻게 은퇴까지 완벽하냐” “2005년 통합우승 신인왕 엠브이피(MVP)로 시작한 김연경 언니의 배구 역사… 2025년 통합우승 MVP로 마무리 되다” 등 글이 올라왔다. 감사 메시지를 담은 김연경의 사진들도 줄을 이었다.



김연경 선수는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을 2012년 런던올림픽,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2번이나 4강으로 이끌었다.



2010년대 튀르키예에서 활약하던 시절에는 남녀를 통틀어 세계최고 연봉의 선수였다. 국외 팬들도 ‘전설’(올타임 레전드)인 김연경의 ‘여러 이름’을 부르며 아쉬워하고 있다.



단발머리를 하고 뛰던 20대 초반 그의 별명은 ‘연남이’였고, 이후엔 10번 유니폼에 새겨진 영문 이름 ‘Kim Yeon Koung’의 마지막 글자를 따 ‘콩’으로 불리기도 했다. 국외에서 뛰던 시절에는 외국인 감독과 동료들이 ‘야키’(Yaki·영어 이름 첫 글자에서 유래)라고 불렀다. 팬들은 다양한 그의 이름을 부르며 여제를 보내고 있다.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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