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상호관세 발효되자 코스피 2300선 붕괴
원-달러 환율 1484.1원…16년 만의 최고치
●美 관세 발표 후 코스피 8.47% 하락
미국의 상호관세가 발효되면서 코스피 2300선이 붕괴한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0.53p(1.74%) 내린 2,293.70, 코스닥 지수는 15.06p(2.29%) 내린 643.39로 마감했으며, 달러·원 환율은 10원 넘게 올라 1,483.50원을 보이고 있다. 2025.4.9.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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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코스피는 전일대비 1.74% 내린 2,293.70에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를 발표한 뒤 일주일 만에 8.47% 하락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 투자자는 7조 원 가까이 순매도하면서 증시 하락을 주도했다. 코스피가 2,300선이 깨진 것은 지난 2023년 10월 31일(2273.97)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코스닥도 전일 대비 2.29% 내린 643.39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장 초반 오름세를 보이는 등 선방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 인상 발효시기(이날 오후 1시 1분)이 다가오면서 낙폭을 키우더니 오후 한 때 2% 넘게 빠지기도 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 6%대 반등이 나왔지만, 이날 3.93% 떨어지면서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대만 자취안지수는 미·중 갈등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날만 5.79%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1484.1원까지 오르면서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역외 위안-달러 환율도 전날 7.42위안을 넘어서는 등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은 등에 따르면 베트남이나 인도 등의 화폐가치도 지난 3일 미국 관세 인상 발표이후 달러화 대비 1%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풍향계 유가·구리 등 원자재 내리막길
관세 전쟁으로 인한 경기 침체 가능성이 짙어지면서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도 급락했다.
경기 변동에 민감해 ‘경기 풍향계’ 역할을 하는 구리 가격도 관세 전쟁이 본격화된 뒤 급락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2일까지만 해도 t 당 9646달러였던 구리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계획을 발표한 뒤 연일 하락해 8일(8760달러)까지 9.2%나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며 수요가 위축된 탓에 니켈(―9.7%), 알루미늄(―4.6%), 아연(―5.8%) 등 다른 산업용 광물 가격도 동반 하락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외 수출 비중이 큰 아시아 지역 국가의 외환 시장과 증시가 다른 지역보다 더 충격이 클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은 1500원 대를 넘어설 수 있고, 국내 증시 역시 외국인 이탈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디”고 전망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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