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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2 (화)

관세에 무너진 亞증시…코스피 8.47%↓, 日 3.93%↓, 대만 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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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상호관세 발효되자 코스피 2300선 붕괴

원-달러 환율 1484.1원…16년 만의 최고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쏘아올린 글로벌 관세전쟁에 아시아 금융시장이 무너져내리고 있다. 코스피는 1년5개월 만에 2,300선이 무너졌고, 일본과 대만 증시도 폭락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졌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인상의 표적이 됐던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 가치 역시 줄줄이 급락하는 가운데, 관세 전쟁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까지 대두되고 있다.

●美 관세 발표 후 코스피 8.47% 하락

미국의 상호관세가 발효되면서 코스피 2300선이 붕괴한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0.53p(1.74%) 내린 2,293.70, 코스닥 지수는 15.06p(2.29%) 내린 643.39로 마감했으며, 달러·원 환율은 10원 넘게 올라 1,483.50원을 보이고 있다. 2025.4.9.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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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코스피는 전일대비 1.74% 내린 2,293.70에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를 발표한 뒤 일주일 만에 8.47% 하락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 투자자는 7조 원 가까이 순매도하면서 증시 하락을 주도했다. 코스피가 2,300선이 깨진 것은 지난 2023년 10월 31일(2273.97)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코스닥도 전일 대비 2.29% 내린 643.39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장 초반 오름세를 보이는 등 선방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 인상 발효시기(이날 오후 1시 1분)이 다가오면서 낙폭을 키우더니 오후 한 때 2% 넘게 빠지기도 했다.

미국의 104% 관세에 중국이 위안화 절하로 맞서는 등 양국의 ‘강대강’ 대치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 6%대 반등이 나왔지만, 이날 3.93% 떨어지면서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대만 자취안지수는 미·중 갈등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날만 5.79%하락했다.

아시아 주요국들이 미국 관세 인상의 최대 피해 지역으로 지목되면서 화폐가치도 급락했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달러화 가치가 하락했음에도, 글로벌 경제 불안으로 인한 위험자산 회피 현상과 관세 인상에 따른 수출 부진 우려가 더 강하게 작용하는 양상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1484.1원까지 오르면서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역외 위안-달러 환율도 전날 7.42위안을 넘어서는 등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은 등에 따르면 베트남이나 인도 등의 화폐가치도 지난 3일 미국 관세 인상 발표이후 달러화 대비 1%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풍향계 유가·구리 등 원자재 내리막길

관세 전쟁으로 인한 경기 침체 가능성이 짙어지면서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도 급락했다.

이날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2.16% 하락한 62.82달러로 장을 마쳤다.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이 계속되던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도 2.22% 하락한 59.1달러로 2021년 4월 이후 처음으로 60달러를 밑돌았다.미국이 부과한 상호관세에 대해 중국이 보복관세로 맞대응하고 글로벌 생산망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커진 탓이다.

경기 변동에 민감해 ‘경기 풍향계’ 역할을 하는 구리 가격도 관세 전쟁이 본격화된 뒤 급락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2일까지만 해도 t 당 9646달러였던 구리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계획을 발표한 뒤 연일 하락해 8일(8760달러)까지 9.2%나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며 수요가 위축된 탓에 니켈(―9.7%), 알루미늄(―4.6%), 아연(―5.8%) 등 다른 산업용 광물 가격도 동반 하락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외 수출 비중이 큰 아시아 지역 국가의 외환 시장과 증시가 다른 지역보다 더 충격이 클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은 1500원 대를 넘어설 수 있고, 국내 증시 역시 외국인 이탈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디”고 전망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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