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맡은 남편, 빈소 차려진 지 하루 만에 '긴급체포'
유가족 "입이 웃듯이…'어머니 다녀오겠습니다' 그러고 가"
[앵커]
결혼 3개월 만에 신혼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34살 혜영 씨입니다. 남편은 집에 왔더니 아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빈소에서 상주 역할도 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아내를 살해한 범인은 바로 이 남편이었습니다.
김영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13일, 엄마는 사위에게서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왜 왜 왜 왜 그래. 우리 혜영이가. 혜영이가 왜 죽어.]
엄마는 믿을 수 없었습니다.
[유가족 : 저기 혜영이가 죽었다, 그래서 저는 이제 말을 못 했죠. 통화를 했죠 계속. 나는 못 하고 떨려서 말도 못 하고…]
[{우리 혜영이 불쌍해서 어떡할래.} 왜 그런지, 왜 그런지 알 수가 없어요. {별일 없었냐고 진짜 별일 없었냐고.} 전혀 없었습니다. 전혀 없었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출동한 경찰에게 자신을 의심하지 말라는 목소리도 들렸습니다.
[왜 저한테 그러시는 거예요? 제가 그런 게 아니에요. 왜 제가 잘못했다고 하는 거예요?]
하지만 빈소를 차린 지 하루 만에 남편 서씨는 장례식장에서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됐습니다.
[유가족 : 형사분들이 네 분이 오셔서 얘 데려가고…어머니 다녀오겠습니다. 그러고 가더라고요. 입이 저렇게 웃듯이 그렇게 가더래요.]
경찰 조사 내내 살해 혐의를 부인하던 서씨는 아내가 목 졸린 흔적을 보여주자 그제서야 범행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술에 취해 벌인 우발적 살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사건 직후 서씨는 홈캠 어플을 지우고, 아내 휴대전화에서 유심칩을 빼버렸습니다.
엄마는 얼마나 아까운 목숨을 빼앗겼는지 알릴 수 있도록 딸의 얼굴을 공개해 달라고 했습니다.
[유가족 : 우리 딸을 멀쩡한 애를 갖다 보냈으니까 저도 가서 형을 많이 받고, 죗값을 좀 치렀으면 좋겠어요.]
강서경찰서는 지난달 20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영상취재 방극철 황현우 / 영상편집 오원석]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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