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리어스' 않고 '어프로치'가 '마일드'해요" >
[기자]
"'시리어스' 않고 '어프로치'가 '마일드'해요"
'접근 방식이 진지하지 않고 가볍다' 이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오늘(9일) 새벽 한·미 정상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덕수 대행의 영어를 "뷰티풀"하다고 얘기했습니다.
다만 자신감이 너무 넘쳐서 그런지 영어에 얽힌 여러 가지 논란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이태원 참사 직후 외신 기자회견 때입니다.
[앵커]
[기자]
그렇습니다. 그때 한 외신 기자가 "젊은이들이 그곳에 간 게 잘못인가.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고 하는 사고에서 한국 정부 책임의 시작과 끝은 어디라고 보는가" 질문했습니다.
이에 한 대행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정부의 책임이다" 이런 원론적인 대답을 하는 도중에 통역기가 고장이 났습니다. 그러자 이렇게 농담하는데, 직접 들어보시죠.
보신 것처럼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오죠.
통역사도 어찌 할 줄 몰라 하는데, 비극적 참사에 대한 정부 책임론을 묻는 진지한 질문에 마치 통역기가 고장 난 그 책임의 끝과 시작은 누구냐. 마찬가지 아니냐는 식으로 가볍게 농담을 했다고 해서 상당한 비난을 사기도 했습니다.
[앵커]
[기자]
그래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런 비판 때문에 바로 다음 날 '참사 외신 간담회 농담 논란'에 대해 "국민 마음을 불편하게 해드렸다"고 사과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당시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영어로 얘기를 많이 하고 그러다 보니 외국식 영어를 쓰다가 선을 넘은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는데 국내 기자를 상대로 하면서도 정책 방향을 설명하며 상당히 영어를 많이 써서 또 구설에 오른 적이 있습니다.
취임한 바로 그해인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한덕수/국무총리 (2022년 11월 15일) :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커넥티드' 이런 거하고 연계돼서는 '인클루시브'하게 방향을 굉장히 '터닝'을 하고 있어서 '시리어스'한 논의도 별로 못했어요. 지금까지의 '어프로치'가 저는 좀 '마일드'한 것 같아요.]
[앵커]
그런데 국내 기자회견은, 기자회견이지만 사실상 이게 대국민 상대로 설명하는 자리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영어를 섞어 쓰는 게 적절한지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기자]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이해가 잘 안 될 수도 있다. 이런 이야기도 있고요.
'시리어스', '마일드' 이런 표현은 굳이 영어로 안 하고 한국말로 해도 되는데 이런 것까지 영어로 하는 건 좀 지나친 거 아니냐는 지적들이 나왔던 거고요.
지난해 9월에도 기자간담회를 했습니다. 구설에 올랐던 그 지적, 고쳐졌는지 한번 계속 보겠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 (2024년 9월 25일) : 소위 '매크로 프루덴셜 레귤레이션'이라는…차별화되면서 올리고 하는 정책들을 계속 '어저스터'를 지금 할 거라고…에너지 생산과 소비의 '디센트럴라이제이션'이거든요.]
잘 고쳐지지 않는 버릇인 것이죠.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덕수 대행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영어 통화를 계기로 국민의힘 친윤계 안에서는 차출론 같은 게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당장 권성동 원내대표가 한 대행을 선호하는 의원들이 많다면서 두둔하는 입장을 보였고요.
물론 앞서도 보도해드렸지만, 정의화 고문 같은 경우에는 과연 국민들이 곱게 볼까 우려가 나온다. 이런 식의 반발도 있습니다.
[앵커]
고위공직자가 외국 정상이랑 직접 소통할 정도로 영어를 잘하면 나쁠 게 없죠. 장점이죠. 그런데 영어 그 자체보다는 우리 국익을 얼마나 더 가져오느냐, 보호하느냐. 이게 더 중요한 거 아니겠습니까?
이성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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