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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전쟁에 투자자들은 미 국채 판다…수익률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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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방의 날'이라고 선언한 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상호관세 발표 뒤 뉴욕 증시에서는 3~8일 4거래일 동안 시가총액 7조7000억달러가 사라졌고, 안전자산인 미 국채도 덩달아 심각한 매도세에 직면했다. 로이터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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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전쟁을 시작하면서 ‘안전자산’으로서 미 국채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미 달러를 기초로 한 국제 금융시장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가 발효된 9일(현지시간) 투자자들은 미 국채를 대거 내다팔았다.

전세계 수조달러 자산의 기준 금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오후 뉴욕 시장에서 0.18% p 급등해 4.45%로 뛰었다.

국채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번 주 들어서만 0.45% p 가까이 폭등했다.

이 정도로 국채 수익률이 급격히 상승한 것은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장기 금리 기준물인 3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8일 3거래일 동안 0.5% p 급등해 1982년 이후 최대 상승세를 기록했다.

금융 시장 경고등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국채 투매, 이에따른 국채 수익률 급등은 금융 시장이 울리는 경고등이라고 지적했다.

금융 시장의 빨간 불은 트럼프가 지난 2일 장 마감 뒤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켜졌다.

3일 이후 8일까지 4거래일 동안 뉴욕 증시에서 사라진 시가총액이 7조7000억달러(약 1경1330조원)에 이른다.

통상 증시가 폭락할 때에는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미 국채로 돈을 돌리기 때문에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투자자들이 미 주식과 함께 국채도 함께 내던지면서 국채 수익률이 뛰고 있다. 이런 흐름은 증시 폭락 이틀째인 지난 4일 시작됐다.

달러 패권 흔들린다


전 세계의 돈은 지난 수십년 미국에 유입됐다. 특히 안전자산인 미 국채 인기가 높았다.

미 경제가 탄탄한 데다 국제 흐름에 개방돼 있고 탄탄한 투자 수익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 관세정책이 이런 역학을 뒤엎을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노이버거버먼의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로버트 디시너는 “미국에 그동안 투자했던 돈으로 고국에 얼마나 많은 돈을 갖고 있을지 투자자들이 이제 의문을 품게 됐다”면서 “그 투자가 국채이건 주식이건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미 국채는 안전자산으로 수요와 가격이 하락하면 글로벌 시장에 심대하고 예측블가능한 충격파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투자자들이 미 국채를 담보로 돈을 빌려 레버리지 투자에 나서는 일이 흔한 터라 미 국채 가격 급락은 담보 가치 하락에 따른 은행들의 추가 증거금 요구, 이른바 마진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투자자들이 국채를 비롯한 보유 금융자산을 더 팔 수밖에 없다.

전세계 금융 자산 연쇄 하락 방아쇠다.

디시너는 “미 국채가 모든 거래소에서 담보 역할을 한다”면서 이 때문에 미 국채 가격 하락은 “충격이 전세계적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핵 옵션


투자자들이 미 국채 투매에 나선 또 다른 배경은 관세전쟁에 맞선 외국의 이른바 ‘핵 옵션’에 대한 두려움이다.

미 국채 양대 보유국인 일본과 중국이 트럼프 관세에 대한 보복으로, 또는 관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보유 미 국채를 대거 시장에 내다팔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1월 현재 외국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 국채 규모는 8조5000억달러가 넘는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미 국채를 보유한 일본과 중국은 각각 24%, 104% 관세를 때려 맞았다.

이들이 미국에 보복하기 위해서든, 아니면 미 관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실탄 마련을 위해서든 미 국채를 매각하기 시작하면 미 국채 가격은 자유 낙하할 수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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