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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알래스카 LNG 개발, '美 관세' 실효성 있는 카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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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1시1분부터 美 관세 25% 적용 시작

韓 대행, 트럼프와 통화…흑자·방위비 등 논의

"조선업 캐파 고려 시 당장 추가 수주 어려워"

"알래스카 투자, 국익 우선 방향 신중히 검토"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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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미국이 우리나라에 부과한 상호관세 25%가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관세 폐지 혹은 관세율 인하를 위해 조선업 협력과 알래스카 가스관 투자 등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조선업 협력과 알래스카 가스관 투자라는 카드가 시장의 기술력과 시장 지배력 향상이나 사업성 측면에서 접근했을 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정부 등에 따르면 미국 행정부가 57개국에 부과한 상호관세는 전날(9일) 오후 1시1분부터 효력이 생겼다. 해당 시점부터 미국으로 판매되는 우리나라 수출품에는 관세 25%가 부과된다.

현재까지 전 세계 50곳 이상의 국가가 미국에 협상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역시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을 미국으로 급파하면서 협상에 나섰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약 28분간 통화하며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한 대행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상호관세에 맞대응 하지 않고 협상을 통해 풀어가겠다며 몸을 낮추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대행과 통화 이후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한국의 엄청나고 지속불가능한 (대미무역) 흑자, 관세, 조선, 대규모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구매, 알래스카 가스관 합작투자 그리고 우리가 한국에 제공하는 대규모 군사보호에 대한 비용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사진=국무총리실 제공) 2025.04.08. chocrysta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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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본부장은 미국 입국길에 구체적으로 알래스카 가스관 투자와 조선업 협력에 대해 "알래스카 건도 중요한 부분"이라며 "이미 양국 간 협의가 진행되는 조선도 미국 측이 가장 관심을 갖는 영역 중 하나이고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충분히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협의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도 전날(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선업 협력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굉장히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굉장히 중요한 협상 카드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금도 우리 기업이 미국 측의 선박을 정비하는 등 조선업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3월 한화오션이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호 정비를 마치고 출항시킨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단순 선박 정비를 넘어 미국 선박 제작이나 선박 부품 제작에서도 협력이 확대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상원에는 미국 공화당 발 존스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존스법은 미국 해역 내에서 미국산 선박만이 운용될 수 있도록 강제하는 규정이다. 개정안은 해당 제한을 철폐해 외국 선박도 미국 내 화물 운송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미국 함정이 미국이 아닌 동맹국 조선소에서도 건조가 가능하도록 허용하는 해군·해양경비대 준비태세 보장법 개정안도 발의돼있다.

하지만 전향적인 조선업 협력 확대는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철우 덕성여대 교수는 "우리 업계의 생산 능력(캐파)을 고려하면 당장 추가적으로 수주를 늘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국과의 협력을 확대하더라도 미국으로부터 물량을 받아오면 건조 순서를 앞당기는 방안 정도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월리 쉬라’호의 정비 후(위)와 정비 전 모습. (사진=한화오션 제공) 2025.3.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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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가스관 투자 역시 우리 정부가 가능성을 열어두고는 있으나 선뜻 나서기는 어려운 입장이다.

미국은 우리나라가 알래스카 가스관 사업에 투자할 것을 거듭 권하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8일(현지 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알래스카 석유-천연가스 개발 사업이 한국과 일본 등과의 관세 협상에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알래스카 가스관 투자가 이뤄진 뒤 관련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공급성 다변화 차원에서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혜택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해당 사업은 미국에서 미국에서 수십년 동안 구상만 된 사업으로 사업 자체의 성공 여부부터 불투명하다.

설령 사업이 성공하더라도 시추 비용과 운송 거리 등을 고려하면 기존 수입처인 중동, 호주 등에 비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정된 공기업 예산을 고려했을 때 사업 초기에 필요한 대규모 자금을 당장 투자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알래스카 사업이 우리나라에 어떤 도움이 될지 등에 대해 비용 편익 분석을 정확히 한 뒤 투자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안 장관도 전날 "최대한 국익을 우선시하는 방안으로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상호 관세 조치 관련 의원 질의에 답하고 하고 있다. 2025.04.09. kch05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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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언론 뉴시스 yeod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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