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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얌전해졌다…급은 높이고 수위는 낮춘 '백두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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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에 "늙은이" 막말하던…트럼프 등장 후엔 차분하게 바뀌어

'비핵화 불가' 협상 대비 입장 전달에 집중…불필요한 자극 자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2023.9.1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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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얌전'해졌다. 비속어나 조롱이 섞인 '말 폭탄'을 쏟아내던 김 부부장이 트럼프 2기 출범 이후엔 차분한 톤의 담화만 내고 있는 것인데, 미국과의 적절한 관계 설정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10일 제기된다.

김 부부장은 지난 9일 '미일한의 시대착오적인 비핵화 집념은 우리 국가의 지위에 그 어떤 영향도 미칠 수 없다' 제하 담화에서 최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외교장관회의 공동성명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내용이 명시된 것을 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이미 사문화된 비핵화 개념을 부활시켜 보려고 시도하는 것 그 자체도 우리의 헌법 포기, 제도 포기를 강요하는 적대적인 행위"라면서 "미일한(한미일)이 안보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우리의 현 지위를 흔들어보려는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를 포기하고 정면충돌을 피하는 방법을 더듬어 찾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의 언사는 거칠었지만, 그간 그의 담화에서 보이던 막말 수준의 비속어나 조롱은 확연히 줄어들었다. 김 부부장은 조 바이든 행정부 때인 지난 2023년 4월 한미 정상회담 직후엔 바이든 대통령을 "미래가 없는 늙은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지난해 4월 한미 연합훈련 때는 "미국은 특등 졸개인 한국 것들에게 무모한 용감성을 길러주지 말아야 한다"며 "물론 겁먹은 개가 잘 짖어대는 줄은 알지만 최근 들어 상전만 믿는 한국 괴뢰 군부 깡패 우두머리들이 도가 넘게 짖어대고 있다"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남측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가장 혐오스러운 잡종 개XX"라고 대놓고 욕설을 가했던 것도 김 부부장의 담화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사례이기도 했다.

그랬던 김 부부장의 담화는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바뀌고 있다. 지난달 4일 김 부부장은 미국의 핵항공모함 '칼빈슨호'의 부산 입항을 비난하는 담화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전략적 행동을 증대하겠다"는 정도의 표현만 구사했다.

김 부부장의 담화를 포함해 최근 북한이 내는 일련의 대미 메시지는 미국을 향한 비난과 도발 위협보다 "비핵화는 더 이상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며 핵 능력 고도화 방침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강조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미국 행정부의 교체에 따라 북한의 기조에도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대미 메시지를 내는 발언 주체의 급이 높아지고 있는 부분도 주목할 만하다. 트럼프 2기 집권 이후 북한의 첫 반응은 지난 2월 9일 조선중앙통신사 논평으로 나왔다. 이후 2월18일과 3월 15일엔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담화가 나왔고 연이어 대외 업무를 총괄하는 김 부부장 명의의 담화가 나왔다. 나름대로 체계적이고 단계적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선명하게 표출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북한은 일정한 스탠스를 유지하면서 미국을 향한 입장을 내고 있다"면서 "김여정 부부장의 두 차례의 담화 역시 구어체 표현의 원색적이거나 직설적인 발언을 자제하면서 나름의 외교적 어법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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