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百 서울 명동서 '더 헤리티지' 개관
옛 제일은행 본점, 럭셔리 부티크관 새단장
90년 전 건물 인테리어 원형 보존·복원 초점
하이엔드 샤넬부터 전통 소재 공예품까지 한곳에
역사·문화·쇼핑 결합…글로벌 랜드마크 목표
신세계백화점 더 헤리티지 4층 전시장. 김흥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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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5년 준공한 이곳은 옛 SC제일은행의 전신인 조선저축은행이 본점으로 사용했던 건물이다. 신세계백화점이 2015년 이를 매입해 90년 전 인테리어와 구조물 등을 최대한 보존하고 복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중에서도 역사관과 갤러리 등이 자리한 4층 전체를 고풍스러운 박물관과 미술관처럼 꾸민 것이 가장 눈에 띄었다.
긴 복도 중앙에는 엽전 문양이 찍힌 벽지와 바닥 마감재, 벽면 타일, 조선저축은행 이용객이 쓰던 금속 재질의 번호표 등 문화재 수준의 소장품을 한데 모아둔 전시함을 배치했다. 김효윤 신세계백화점 본점 리뉴얼 태스크포스(TF)팀 과장은 "고문헌과 사진 등 1930년대 건물 내부를 기록한 사료를 바탕으로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목재로 된 벽면과 문틀, 유리문에 부착한 스테인드글라스 등도 준공 당시 모습을 구현해냈다"고 설명했다.
조선저축은행 본점 시절인 1935년 준공 당시 사용한 건물 인테리어 자재와 은행 번호표. 김흥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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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층 한편에 있는 역사관에서는 신세계가 소장하고 있는 다양한 유물과 사료를 디지털로 전환해 관람객에게 선보인다. 1960~1970년대 핸드백과 넥타이, 연필, 포장지, 레스토랑 용품 등 신세계백화점 전용 제품도 만나볼 수 있다. 준공 당시 1층에 설치한 대형 금고의 문도 원형을 유지해 역사관에 전시했다.
국내 최초의 백화점인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1989년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71호로 지정된 이 건물을 10년간 새단장하면서 고급스러움과 전통적인 요소를 살려 역사와 문화, 쇼핑이 결합된 공간으로 구축하는 데 공을 들였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차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누고 공예나 그림 등 예술 작품에 대한 정보도 주고받았던 과거 백화점의 한 기능을 현대 방식으로 구현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를 반영하듯 과거 자전거나 인력거 등의 주차공간으로 쓰던 지하 1층을 쇼핑 공간으로 새단장했다. 이곳에는 도자기나 짚을 소재로 만든 공예품, 식기와 찻잔 세트 등을 선물할 수 있는 기프트숍이 들어섰다. 또 프랑스의 럭셔리 크리스털 브랜드 '라리크'와 '바카라', 명품 식기 브랜드 '크리스토플', 덴마크의 하이엔드 오디오 전문 브랜드 '뱅앤드올룹슨'도 지하 1층에 매장을 열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더 헤리티지' 지하 1층의 기프트샵. 김흥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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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를 추구하는 매장 본연의 특징도 살려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입점해 있던 명품 브랜드 '샤넬'이 이곳에 새 부티크를 열었다. 1~2층을 모두 쓰는 샤넬 매장은 레디투웨어(RTW·기성복), 핸드백, 신발을 위한 전용 공간은 물론 워치와 파인 주얼리 전용 살롱도 갖췄다. 또 매장을 설계한 피터 마리노가 직접 선정한 고전부터 현대까지 아우르는 70여점의 예술 작품, 오브제와 가구도 전시했다.
더 헤리티지 역사관에 전시된 옛 신세계백화점 상품. 김흥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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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은 남대문시장과 명동이 인접한 본점 일대를 신세계 타운으로 조성해 내외국인 쇼핑·관광객을 아우르는 글로벌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고려해 본관을 '더 리저브'로, 2005년 개관한 신관을 '디 에스테이트'로 각각 이름 붙였다. 앞서 지난달 디 에스테이트, 이날 더 헤리티지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 하반기 명품·잡화 중심의 더 리저브도 문을 열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국내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각 건물의 특징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영문 명칭을 새롭게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본점의 전년 대비 외국인 구매객 비중은 2022년 241%, 2023년 514%, 2024년 458% 등으로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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