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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뉴욕증시, 트럼프 관세 ‘90일 유예’에 폭등…나스닥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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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 7.87%↑, S&P500 9.52%↑
개별 상호관세 90일 유예...중국은 125%로 인상
FOMC 3월 회의록 공개...“금리 인하 기준 높아져”
국제유가도 안도감에 급등...WTI 4.65%↑


뉴욕증권거래소(NYSE).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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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에 대한 일부 상호관세를 유예한다고 밝히면서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폭등했다. 이날 시장에서는 300억 주가 거래됐으며 역사상 가장 큰 상승폭 중 하나를 기록했다.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도 시장 반응과 무관한 관세 정책을 밀어붙이기는 어렵다는 점이 확인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962.86포인트(7.87%) 뛴 4만0608.45에, S&P500지수는 474.13포인트(9.52%) 오른 5456.90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도 1857.06포인트(12.16%) 상승한 1만7124.97에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90일간의 유예 조치를 승인했다”며 “이 기간 동안 10%의 대폭 낮아진 상호관세도 즉시 발효된다”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협상이 진행됨에 따라 해당 기간 10% 기본 상호관세만 적용한다”고 확인했다. 다만 품목별 관세와는 무관한 조치다.

이에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이날 각 2008년, 그리고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고, 나스닥지수는 역대 두 번째로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관세 전쟁으로 압박을 받았던 대형 기술주도 반등에 성공했다. 엔비디아는 18.72%, 애플은 15.33% 폭등했고, 그간 부진했던 테슬라도 단숨에 22.69% 뛰어올랐다.

바이탈놀리지의 아담 크리사풀리 대표는 CNBC방송에 “90일의 유예로 격렬한 반등이 이뤄졌다. 그간 투자자 심리와 주가가 얼마나 침체됐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시행이 연기되면서 시장을 짓누르던 큰 불확실성이 제거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날 발표에서 중국에 대한 관세는 오히려 125%까지 인상되면서 시장에는 여전히 불안감이 남겨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중국이 세계시장에 보여준 존경심 부족에 근거해 중국에 대한 관세를 즉시 1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도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와 협상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두 차례 10% 관세를 부과, 이후 상호관세 성격으로 34% 관세를 추가했다. 중국이 이에 맞서 34% 보복관세를 예고하자 미국은 50%를 더 추가했고, 중국도 다시 보복을 예고, 다시 관세를 125%까지 올린 것이다.

크리사풀리 대표는 “관세가 사라지진 않았다”며 “중국에 대한 관세는 세 자릿수에 이르렀고, 90일 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미중 간 관세 경쟁에 투자자들은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을 뿐 아니라 15일부터 미국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유럽연합(EU)의 행보도 주목되고 있다.

샘 스토발 CFRA리서치 수석 투자 전략가는 CNBC에 “이번 유예로 단기 반등은 가능하지만 바닥을 쳤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 번 속으면 남의 탓이지만 다섯 번 속으면 자신의 탓”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 회의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논의가 폭넓게 이뤄졌다. 이날 공개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는 “성장‧고용 전망 악화와 더불어 인플레이션까지 지속된다면 연준이 ‘어려운 상충관계(difficult tradeoffs)’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에게 ‘신중한’ 정책 접근을 권고하는 내용이 담겼다.

닐 카시카리 미국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관세로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경기침체와 실업률 증가 가능성에도 금리 인하의 기준은 더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18~19일 FOMC 회의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연 4.25~4.50%로 동결했다.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에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는 더 느려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장은 늦게까지 상승세를 보였다. 베선트 장관이 관세 협상을 주도한다는 소식에 이미 투자자들 사이선 기대감이 퍼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개장 직후 “매수하기 좋은 시기”라고 언급하기도 했는데, 힌트를 준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국채 금리는 관세 유예로 뉴욕 채권시장에 대한 우려가 다소 완화되면서 하락했다. 이날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15.1bp(1bp=0.01%포인트) 내린 4.410%로 집계됐다. 이날 진행된 390억 달러 규모 10년물 국채 입찰에서도 상당한 수요가 확인, 채권시장에 안도감을 줬다고 CNBC는 설명했다. 응찰률은 2.67배, 발행 수익률은 4.435%다.

달러는 보합세를 보였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05% 소폭 하락한 102.90로 집계됐다. 시장이 관세 정책과 경기 침체 우려 등 복합적 리스크에 신중하게 접근한 탓으로 풀이된다. 세계 주요 통화들의 혼조도 달러인덱스 변동성을 제한했다.

국제유가도 상호관세 유예로 안도감이 퍼지면서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2.77달러(4.65%) 뛴 배럴당 62.35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는 2.55달러(4.06%) 오른 배럴당 65.37달러로 집계됐다.

장 초반 WTI는 중국이 미국의 재보복 예고에 보복 관세를 34%에서 84%까지 인상, 10일부터 발효한다고 밝히면서 장중 최저치인 55.12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유가가 급등, 저점 대비 13% 이상 뛰어올랐다.

노무라증권의 찰리 맥엘리것은 마켓워치에 “90일 관세 연기로 나타난 ‘묻지 마 매수’로 선물 및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전반의 다이내믹 쇼트 포지션이 파괴, 쇼트 커버링이 유도되고 하방 헤지를 위한 풋 델타는 붕괴되면서 콜 옵션 델타는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불확실성은 중국과의 관세 경쟁과 함께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을 키우면서 유가를 압박해왔다. 동시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의 5월 생산량 증대 결정도 영향을 미쳤다. 관세 유예로 우선 안도감이 퍼진 분위기이지만 미중 갈등은 여전한 불안 요소다.

미국과 이란의 12일 비핵화 협상이 긍정적인 흐름을 탈 경우, 이란산 원유가 글로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고 CNBC는 덧붙였다.

가상자산도 폭등하고 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전 7시 39분 현재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8.73% 뛰어오른 8만3431.7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14.42% 상승한 1678.35달러에 거래 중이다.

[이투데이/정영인 기자 (oi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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