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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마켓 모닝 브리핑] 시장, 트럼프 상호관세 유예에 ‘열광’…나스닥 12%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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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9일(현지시간) 한 트레이더가 증시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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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마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에 대한 일부 상호관세를 유예한다고 밝히면서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폭등했다. 이날 시장에서는 300억 주가 거래됐으며 역사상 가장 큰 상승폭 중 하나를 기록했다.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도 시장 반응과 무관한 관세 정책을 밀어붙이기는 어렵다는 점이 확인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962.86포인트(7.87%) 뛴 4만0608.45에, S&P500지수는 474.13포인트(9.52%) 오른 5456.90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도 1857.06포인트(12.16%) 상승한 1만7124.97에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90일간의 유예 조치를 승인했다”며 “이 기간 동안 10%의 대폭 낮아진 상호관세도 즉시 발효된다”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협상이 진행됨에 따라 해당 기간 10% 기본 상호관세만 적용한다”고 확인했다. 다만 품목별 관세와는 무관한 조치다.

이에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이날 각 2008년, 그리고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고, 나스닥지수는 역대 두 번째로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관세 전쟁으로 압박을 받았던 대형 기술주도 반등에 성공했다. 엔비디아는 18.72%, 애플은 15.33% 폭등했고, 그간 부진했던 테슬라도 단숨에 22.69% 뛰어올랐다.

바이탈놀리지의 아담 크리사풀리 대표는 CNBC방송에 “90일의 유예로 격렬한 반등이 이뤄졌다. 그간 투자자 심리와 주가가 얼마나 침체됐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시행이 연기되면서 시장을 짓누르던 큰 불확실성이 제거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날 발표에서 중국에 대한 관세는 오히려 125%까지 인상되면서 시장에는 여전히 불안감이 남겨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중국이 세계시장에 보여준 존경심 부족에 근거해 중국에 대한 관세를 즉시 1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도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와 협상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두 차례 10% 관세를 부과, 이후 상호관세 성격으로 34% 관세를 추가했다. 중국이 이에 맞서 34% 보복관세를 예고하자 미국은 50%를 더 추가했고, 중국도 다시 보복을 예고, 다시 관세를 125%까지 올린 것이다.

크리사풀리 대표는 “관세가 사라지진 않았다”며 “중국에 대한 관세는 세 자릿수에 이르렀고, 90일 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미중 간 관세 경쟁에 투자자들은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을 뿐 아니라 15일부터 미국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유럽연합(EU)의 행보도 주목되고 있다.

샘 스토발 CFRA리서치 수석 투자 전략가는 CNBC에 “이번 유예로 단기 반등은 가능하지만 바닥을 쳤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 번 속으면 남의 탓이지만 다섯 번 속으면 자신의 탓”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 회의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논의가 폭넓게 이뤄졌다. 이날 공개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는 “성장‧고용 전망 악화와 더불어 인플레이션까지 지속된다면 연준이 ‘어려운 상충관계(difficult tradeoffs)’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에게 ‘신중한’ 정책 접근을 권고하는 내용이 담겼다.

닐 카시카리 미국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관세로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경기침체와 실업률 증가 가능성에도 금리 인하의 기준은 더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18~19일 FOMC 회의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연 4.25~4.50%로 동결했다.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에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는 더 느려질 가능성이 커졌다.

국제유가

국제유가는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일부 유예 소식에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2.77달러(4.65%) 뛴 배럴당 62.35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는 2.55달러(4.06%) 오른 배럴당 65.37달러로 집계됐다.

장 초반 WTI는 중국이 미국의 재보복 예고에 보복 관세를 34%에서 84%까지 인상, 10일부터 발효한다고 밝히면서 장중 최저치인 55.12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에는 125%로 관세 인상,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는 90일간 상호관세를 기본 10%만 유지, 국가별 추가 관세 발효는 유예한다고 밝히면서 유가가 급등해 저점 대비 13% 이상 뛰어올랐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불확실성은 중국과의 관세 경쟁과 함께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을 키우면서 유가를 압박해왔다. 동시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의 5월 생산량 증대 결정도 영향을 미쳤다.

관세 유예로 트레이더들은 우선은 안도감이 퍼진 분위기다. 미·중 간 갈등 가능성은 여전한 불안 요소로 남아있다.

노무라증권의 찰리 맥엘리것은 마켓워치에 “90일 관세 연기로 나타난 ‘묻지 마 매수’로 선물 및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전반의 다이내믹 쇼트 포지션이 파괴, 쇼트 커버링이 유도되고 하방 헤지를 위한 풋 델타는 붕괴되면서 콜 옵션 델타는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과 이란의 12일 비핵화 협상이 긍정적인 흐름을 탈 경우, 이란산 원유가 글로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고 CNBC는 덧붙였다.

유럽증시 마감

유럽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가 발효되자 급락했다. 다만 장이 마감된 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제외한 70여 개국에 90일간 관세 부과를 유예하기로 했다.

9일(현지시간) 범유럽증시 벤치마크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02포인트(3.5%) 하락한 469.89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 DAX지수는 609.38포인트(3%) 하락한 1만9670.88에, 영국 런던증시 FTSE지수는 231.05포인트(2.92%) 내린 7679.48에, 프랑스 파리증시 CAC지수는 237.40포인트(3.34%) 하락한 6863.02에 거래를 마쳤다.

주요 지수는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를 발효한 데 이어 중국이 곧바로 10일부터 미국산 관세율을 종전 34%에서 84%로 인상하는 보복에 나섰다는 소식에 무너졌다.

다만 장이 마감한 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관세율을 125%로 올리는 대신 한국을 포함한 70여 개국에는 90일간 상호관세 부과를 유예하기로 했다. 이 소식에 뉴욕증시에선 나스닥지수가 12%대 폭등하는 등 주요 지수가 일제히 치솟았다. 이에 유럽증시도 10일 반등할 가능성이 커졌다.

볼빈자산운용의 지나 볼빈 사장은 “지금이 바로 우리가 기다려온 중요한 순간”이라며 “투자자들이 이(관세 유예)를 절실히 필요한 명확성을 향한 단계로 받아들이면서 시장 반응은 압도적으로 긍정적이었다”고 분석했다.

뉴욕금값 마감

국제 금값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관세를 추가로 인상했다는 소식에 상승했다.

9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COMEX)에서 금 현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2.6% 상승한 온스당 3059.76달러를 기록했다. 6월물 선물 가격은 3% 상승한 온스당 3079.40달러에 마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관세를 125%로 높이는 대신 한국을 포함한 70여 개국에 대해선 90일간 관세를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소식에 뉴욕증시가 폭등하고 이더리움과 리플, 도지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이 급등하는 등 위험자산에 자금이 대거 몰렸다.

안전자산인 금의 경우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하는 모습에 가격이 상승했다. 현재까지 중국은 미국에 84%, 미국은 중국에 125%의 관세를 매긴 상태다.

TD증권의 바트 멜렉 애널리스트는 “궁극적으로 금은 불안정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관세가 큰 문제가 되고 있고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유예 방침에 큰 폭으로 뛰었다.

미국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 10일 오전 8시 5분 현재 24시간 전보다 8.85% 상승한 8만3020.1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 가격은 13.14% 폭등한 1665.82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리플은 15.05% 뛴 2.07달러로, 솔라나는 13.03% 오른 119.10달러로 각각 거래됐다.

뉴욕 외환시장

미국 달러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유예했다는 소식에 하락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05% 하락한 102.91에 마감했다. 블룸버그달러스팟인덱스도 0.36% 하락한 1264.78을 기록했다.

주요국 통화별로는 다소 엇갈렸다. 유로·달러 환율은 0.2% 하락한 1.0934달러, 파운드·달러 환율은 0.3% 상승한 1.2800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은 1.1% 상승한 147.90엔으로 집계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포함한 70여 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소식에 주식과 가상자산 등 위험자산 가격이 일제히 폭등했고 달러 가치는 주춤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에 대해 관세율을 125%로 인상하겠다고 하면서 달러는 스위스 프랑이나 엔화 등 일부 통화를 상대로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시장은 당분간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클래러티FX의 아마짓 사호타 애널리스트는 “과연 이날 유예 조치가 좋은 생각일지 생각해보면 개인적으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90일간의 유예는 90일간 더 많은 불확실성을 초래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투데이/배준호 기자 (baejh94@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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