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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청년은 쉬고, 제조업은 무너지고…근본적 해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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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청년 실업률이 7.5%까지 치솟았다. 코로나 위기였던 2021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그냥 쉬었다’는 청년도 1분기(1~3월) 46만명을 넘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제조업과 건설업에서는 각각 11만2000명, 18만5000명 취업자가 줄어 코로나 국면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이 1년 가까이 어어지고 있다. 단순한 경기 부진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로 봐야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전체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19만3000명 늘었다. 보건복지, 공공행정 등 정부 재정에 기대는 분야에서 대부분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일자리사업 일시 종료 등의 영향으로 5만2000명 줄었던 고용은 올해 1월 13만5000명 증가한 데 이어 3개월째 10만명대 증가세를 유지 중이다. 청년과 민간 일자리는 줄고 있지만, 세금으로 만든 일자리는 계속 늘고 있다는 얘기다.

제조업, 건설업, 도소매업 등 민간 일자리 감소는 더는 방치할 수 없는 문제다. 특히 제조업은 9개월 연속 취업자가 줄었다. 400만명 이상이 종사하는 제조업은 고용시장의 기둥이다.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트럼프발 ‘관세 충격’까지 현실화된다면 일자리 한파는 더욱 거세질 것이다. 건설업 사정도 심각하다. 11개월 연속 취업자 감소라는 통계 작성 이래 최장기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로 올해 들어서만 9개 중견 건설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100일 남짓한 기간에 종합건설사 171곳이 폐업했다. 여기에 7월부터 시행될 DSR 3단계 규제로 미분양은 더 늘고, 건설사의 유동성 위기는 한층 심화할 수 있다. 금융·부동산 규제의 부작용을 면밀히 따져, 실수요자 보호와 기업 유동성 완충 사이에서 균형 잡힌 정책이 필요하다.

청년 고용 문제는 더욱 절박하다. 정부가 청년 맞춤형 정책을 내놨지만 상황은 오히려 악화하고 있다. 경기 침체와 기업 채용 위축 속에 청년들이 고용시장 밖으로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 안일하게 기존 대책만 반복할 게 아니다. 산업 변화에 맞는 기술 기반 일자리를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 AI·로봇·기후기술 등 신산업 분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직업교육 체계를 전면 재설계하고, 민간 기업이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유인책도 마련해야 한다. 청년 창업 생태계도 확 키워야 한다. 공공이 초기 수요를 이끌고 사업화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몇 달짜리 단기 일자리가 아니라, 커리어를 쌓아갈 수 있는 좋은 일자리가 관건이다. 청년 일자리는 결혼·출산과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다. 젊은 세대가 일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사회의 미래가 밝을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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