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만에 내한한 프렌치 오리지널 뮤지컬 <돈 주앙>의 한 장면. 마스트인터내셔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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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대로 살고, 마음 가는 대로 몸이 가는, 되는 대로 사는 귀족 청년 돈 주앙. 오만하고 자신만만한 그는 육체적인 기쁨만을 좇아 방탕하게 살아간다. 친구와 아버지의 진심 어린 충고에도 삶의 방식을 바꾸기는커녕 남들을 비웃는다. “악의 꽃이든 백합꽃이든 지는 건 마찬가지라네”라는 돈 주앙은 “쾌락, 그게 내가 원하는 전부야”라며 노래를 부른다.
돈 주앙은 존경받는 기사의 딸을 차지하기 위해 그와 결투를 벌여 승리한다. 하지만 돈 주앙에게는 저주가 내려진다. 결투에서 죽은 기사의 영령이 동상으로 변신하여 내린 저주는 바로 사랑이라는 감정이다. 그동안 숱한 여성을 쾌락의 도구이자 정복의 대상으로만 삼았던 돈 주앙은 이제 마리아 한 사람을 위한 마음을 갖게 되고 그 사람 역시 돈 주앙과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그를 방탕한 삶에서 구원해 준 사랑은 치명적인 저주로 귀결된다.
2006년 내한했던 프렌치 오리지널 뮤지컬 <돈 주앙>이 19년 만에 돌아왔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지난 4일부터 공연 중인 <돈 주앙>은 방탕한 삶의 대명사인 귀족 청년 돈 주앙의 사랑과 운명 이야기가 뼈대인 스페인 설화에 기반한 뮤지컬 작품이다. 프랑스 극작가 몰리에르가 1665년 쓴 희곡 <동 쥐앙>,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1787), 할리우드 배우 조니 뎁이 주연한 영화 <돈 쥬앙>(1995)을 비롯해 수백년 동안 수많은 예술작품으로 변주돼 온 이야기다.
19년 만에 내한한 프렌치 오리지널 뮤지컬 <돈 주앙>의 한 장면. 마스트인터내셔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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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돈 주앙>은 어느 순간 관객들로 하여금 작품의 배경인 스페인 세비야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공연 속 무희들의 플라멩코 군무를 보다 보면 이 같은 착시효과가 생기는데, 몇 차례 등장하는 이 플라멩코 퍼포먼스는 이 뮤지컬의 백미로 꼽힌다. 스패니시 기타와 캐스터네츠 등 악기와 리듬있게 전개되는 탭 댄스,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 전통의상까지 어우러진 퍼포먼스는 객석의 갈채와 환호를 이끌어 내기에 충분했다.
무대장치 연출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가 된다. LED(발광다이오드) 조명 효과와 무대 구성은 2006년 내한 때보다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연의 드라마적 클라이맥스인 돈 주앙과 연적 라파엘의 결투 장면에서 조명으로 장대비가 내리는 시각적 효과를 구현한 점이 특히 인상 깊었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커튼콜 이후 노래를 함께 부르는 ‘떼창’도 가능하다. 프랑스어 원어 노래라 많은 관객이 호응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공연에서 한국어 자막이 나오던 자막기 전광판에 ‘셩제 뿍끄 라 빠씨옹 누 델립’과 같은 식으로 원어 발음이 한글로 송출돼 따라 부르기를 유도한다.
19년 만에 내한한 프렌치 오리지널 뮤지컬 <돈 주앙>의 한 장면. 마스트인터내셔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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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전과 마찬가지로 프랑스의 유명 싱어송라이터인 펠릭스 그레이가 극본과 음악을 맡았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로도 유명한 질 마외가 연출했다.
돈 주앙 역은 2021년 <노트르담 드 파리>로 한국 관객을 만났던 잔 마르코 스키아레티가 맡았고, 마리아 역은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등에서 활약한 레티시아 카레레가 맡았다.
이번 공연은 서울, 대구, 부산에서 관람할 수 있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는 오는 13일까지 공연되며, 대구 계명아트센터(18~20일)와 부산 시민회관 대극장(25~27일)에서도 각각 공연된다.
뮤지컬 <돈 주앙> 포스터. 마스트인터내셔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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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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