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4+50%’ 때리자 中 비례 대응 반격
트럼프 “125%로…中 갈취 지속 안될 것”
中 “美 괴롭힘에 강력한 대응조치 계속”
WTO “양국 무역 최대 80% 감소 가능성”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의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미국과 중국 간 무역에 관한 뉴스가 텔레비전 화면에 나오고 있다.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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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이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국가별 상호관세가 시작된 지 13시간여 만에 중국에 대한 관세를 125%로 인상했다. 중국이 같은 날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율을 84%까지 끌어올린데 대한 ‘재반격’이다.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출범하고 석 달도 되지 않아 미국과 중국이 양보 없는 관세 폭탄을 매기면서 미중 무역전쟁은 트럼프 1기를 뛰어넘는 규모로 확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인 트루스소셜에 미국의 상호관세에 대해 추가로 맞대응 조치를 발표한 중국에 대해 “관세를 즉시 125%로 인상한다”면서 “희망컨대 머지않은 미래의 어느 시점에 중국이 미국과 다른 나라를 갈취하던 날들은 더는 지속 가능하지 않고 용납되지도 않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중국에 대한 관세를 더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해선 “나는 그것을 상상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우리가 그것을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것을 매우 신중하게 계산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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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지난 2∼3월 미국이 두 차례에 걸쳐 총 20%의 보편관세를 부과했을 때만 해도 미국 특정 상품·기업 ‘표적보복 맞불 관세’에 집중하며 전면전 확전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2일 중국에 대해 상호관세율 34% 적용하자 4일 34% 보복 관세에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 수출 통제로 맞받아치며 맞불을 놨다.
중국은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율을 50% 더 높이자 똑같이 50%를 인상했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9일 오후 7시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10일 낮 12시1분부터 미국산 수입 상품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34%에서 84%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2기 출범 후 누적 추가분만 놓고 비교하면 미국과 중국 간 최대 관세율은 104%의 대체로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中, 美방산 등 18개 기업 제재·WTO 제소…美국채 매도·위안화 절하 시도=이에 그치지 않고 중국 정부는 이날 관세 인상과 함께 미국 기업들에 대한 무더기 제재도 단행했다. 상무부는 쉴드 AI와 시에라 네바다 등 미국 군수기업 6곳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에 추가하고 중국과 연관된 수출입·투자를 막기로 했다. 나아가 아메리칸포토닉스(렌즈 제조)·노보텍(바이오)·에코다인(드론)을 비롯해 미국 방산업체까지 총 12개 기업에 대해서는 이중용도 물자(군용으로도 민수용으로도 쓸 수 있는 물자) 수출을 금지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34% 상호관세에 이어 대중국 관세를 50% 더 높인 것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추가 제소했다.
이외로 중국은 위안화 절하와 미국 국채 매도를 통해서도 미국에 타격을 주고 있다.
또 인민은행은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 환율을 2023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7.2066으로 고시하는 등 위안화를 인위적으로 내리면서 반격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과 중국이 보복과 재보복을 주고받자 세계무역기구(WTO)는 이날 양국 간 상품 교역이 최대 80%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WTO는 글로벌 경제가 두 개의 블록으로 갈라지면 전 세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장기적으로 약 7%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맞대응에 부딪치면서 원하는 효과를 얻지 못할 것 같다”며 “중국은 수년 동안 준비해 온 트럼프와의 충돌에서 더 오래 버틸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고위 관리들이 중국의 회복력이나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피해를 충분히 대비하고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도 지난 8일 ‘중국은 왜 트럼프와의 관세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나’는 제하의 기사에서 미국이 관세로 초래되는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경제적 불만을 감당할 수 없을 것으로 중국이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중국을 향해 유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거나 대화할 것인지를 묻는 말에 “물론 나는 그와 만날 것”이라면서 “그는 내 친구이고 나는 그를 좋아하며 존경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자국에 대한 관세를 맞추기 위해 무엇을 하길 원하는지를 묻는 말에는 “중국이 했으면 하는 것이 많이 있다”라고 답했다.
그는 중국계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의 매각 문제와 관련, “지금 중국은 그것에 서명하는 것을 그렇게 반기지 않는다”라면서 “우리는 일부 사람들, 매우 부유한 회사들과 협상 중이다. 우리는 중국과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중국이 (최종적으로) 그것을 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그것(틱톡 매각 거래)은 여전히 (논의) 테이블 위에 있다”고 밝혔다 김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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