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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1 (월)

가계는 지갑 닫고, 기업은 투자 줄였다…가계 여윳돈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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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순자금운용 규모 통계 편제 이후 최대치
지난해말 기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90.1%

2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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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계 여유자금이 1년 전보다 55조원 늘었다. 지출이 늘어난 것보다 소득 증가가 더 컸다. 대내외 불확실성에 가계가 소비를 줄이면서다. 지난해 지출 증가율은 전년의 절반 수준이다. 아파트 신규입주물량이 줄면서 여윳돈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4년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액(자금 운용-자금 조달)은 215조5000억을 기록했다. 전년(160조5000억원)보다 55조원 늘었다.

지난해 순자금운용 규모는 2009년 통계 편제 이후 최대치다. 이전 최대치는 코로나19(COVID-19)가 확산됐던 2020년(206조6000억원)이다.

순자금운용은 예금과 주식, 채권, 보험 등 자금운용액에서 금융기관 대출금과 같은 자금조달액을 뺀 금액으로 경제주체의 여유자금을 의미한다.

지난해 가계는 지출 증가율보다 소득 증가율이 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지출 증가율은 3.2%로 전년(6.1%)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반면 소득 증가율은 3.3%로 전년(2.8%)보다 확대됐다.

김용현 한은 경제통계1국 자금순환팀장은 "가계부채 디레버리징을 하면서 소비를 줄인 부분도 있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가계가 소비를 줄인 경향도 있다"며 "해외 증권과 펀드 투자를 늘린 것도 지출 감소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하나는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이 줄어든 것"이라며 "아파트 신규입주를 하면 가계에서 기업 부문으로 여유자금이 빠져나가는데, 신규입주가 아닌 경우 가계끼리 자금을 주고 받기 때문에 자금이 가계부문에 갇혀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체 자금운용 규모는 266조1000억원으로 전년(194조8000억원)보다 늘었다. 자금조달도 50조6000억원으로 전년(34조3000억원)보다 증가했다.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대출 비율은 지난해말 기준 90.1%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90.8%) 대비 0.7%포인트(p) 낮아졌다. 5분기 연속 하락세다. 연간으로 보면 2023년말 93.6%에서 3.5%p 하락했다. 3년 연속 하락세다.

김 팀장은 "1분기 GDP 통계가 나오지 않아 단언하기 어렵지만 올해 1분기까지는 하락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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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비금융법인)의 순자금 조달규모는 65조5000억원으로 전년(109조4000억원)보다 축소됐다. 기업 순이익은 늘었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투자를 줄이면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기업들의 당기순이익은 105조원으로 전년(76조원) 대비 확대됐다. 반면 투자는 줄었다. 건설투자는 2023년 4.3% 증가에서 지난해 -4%로 감소 전환했다.

김 팀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난해부터 커지면서 기업들의 투자 증가세가 둔화된 면이 있다"며 "기업들이 지분증권이나 투자펀드를 줄이고 금융기관 예치금을 늘렸다는 건 위기에 대비하는 측면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반정부는 순자금 조달 규모가 2023년 17조원에서 지난해 38조9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정부 지출이 수입보다 더 크게 늘면서 202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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