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금운용 215.5조, 55조↑…통계 편제 이후 최대
아파트 신규입주 감소, 가계→기업 자금이전↓
기업, 투자 줄여 순조달 65.5조로 줄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90.1%
"올해 1분기 하락 추세 이어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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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10일 공개한 '2024년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액은 215조5000억원으로 전년(160조5000억원)보다 55조원 늘었다. 통계 편제(2009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직전 최대치는 코로나19가 확산했던 2020년 206조6000억원이다. 순자금 운용액은 해당 경제주체의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으로, 경제 주체의 여유자금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용현 한은 경제통계1국 자금순환팀장은 "지출 증가를 상회하는 소득 증가, 아파트 신규입주 물량 감소 등에 따른 여유자금 증가로 순자금 운용 규모가 전년과 비교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계 소득 증가율은 2023년 2.8%에서 지난해 3.3%로 확대됐고, 가계 지출 증가율은 6.1%에서 3.2%로 줄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신규입주 물량은 2023년 36만7000가구에서 지난해 36만3000가구로 줄었다. 서울의 경우 3만7000가구에서 2만8000가구로 감소했다. 아파트 신규입주가 감소하면 매매자금이 가계에서 건설기업으로 이전되는 폭이 줄어 가계부문의 전체 여유자금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 운용액은 2023년 194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266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금융기관 예치금이 줄었으나 해외주식 및 해외주식형펀드 투자 증가로 지분증권과 투자펀드 부문이 늘었고, 퇴직연금 납입액 증가 등의 영향에 보험·연금 준비금도 증가해 운용 규모가 확대됐다. 자금조달액은 50조6000억원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예금취급기관 차입이 늘면서 전년 34조3000억원과 비교해 규모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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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금융 법인기업(일반기업)은 지난해 순자금 조달 규모가 65조5000억원으로 전년(109조4000억원)보다 줄었다. 기업 순이익이 확대된 가운데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며 투자 증가세가 둔화하면서다. 자금운용은 68조7000억원으로 전년(9조3000억원) 대비 크게 늘었다. 금융기관 예치금이 증가 전환하고 해외직접투자도 늘어난 영향이다. 자금조달은 기업 매출액 개선으로 상거래 신용이 증가하며 전체 조달 규모도 확대됐다. 전년 118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134조2000억원으로 규모를 키웠다.
국외부문 순자금 조달 규모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 확대로 116조6000억원을 기록, 전년 46조8000억원보다 규모를 키웠다. 거주자 매입 해외채권 및 해외주식이 늘어나고 직접투자 조달 규모도 증가하면서 자금조달 규모가 큰 폭으로 확대, 자금 운용 규모 확대를 웃돌면서 순자금 조달 규모가 커졌다. 국외부문의 자금 운용 증가는 우리나라의 대외부채 증가를, 자금조달 증가는 우리나라의 대외자산 증가를 의미한다.
지난해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0.1%로 직전 2024년 3분기 말 90.8% 대비 0.7%포인트 하락했다. 5분기 연속 하락세다. 연간으로는 2023년 말 93.6% 대비 3.5%포인트 내렸다. 2021년 이후 3년 연속 하락했다. 올해 1분기 역시 하락 추세가 이어졌을 것이란 관측이다. 김 팀장은 "1분기 GDP가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가계대출의 중심인 은행 대출이 지난해 4분기 증가율 대비 소폭 감소한 점과 1분기 전망(실질 기준 0.2% 증가) 등을 고려하면 추세는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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