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보수가 자존심도 없나” 비판
말 아끼는 지도부, 선관위 “특례설 고려안해”
김종인 “반기문 현상 같은 것”
한덕수(왼쪽) 국무총리와 반기문 보아오포럼 이사장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2024 보아오포럼 서울 회의 개막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4.11.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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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정치권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대선 출마설이 화두로 올랐다. 국민의힘에선 ‘한덕수 추대설’에 한 대행 출마 촉구 연판장을 돌린다는 소식까지 퍼졌다. 10여 명의 후보가 난립하고 있지만 마땅한 주자가 없다는 상황을 의식한 “친윤(친윤석열)계의 사람 찾기”라는 해석이 나왔다.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친윤계 의원 주도로 대행 출마 촉구 연판장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호남지역 당협위원장들은 한 대행의 출마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일부 지지자들은 ‘국민의힘은 한덕수 대통령직대를 반이(반이재명)개헌연합 대선 후보로 추대하라’는 팻말을 들고서 당사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9일 밤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국회의원 중 일부가 ‘한덕수 대행 출마 요청’ 연판장에 서명을 추진한다고 하더라. 보수는 자존심도 없냐”고 비판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한덕수 대행은 훌륭한 관료이고, 저도 존경하지만 지금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국정을 이끄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며 한 대행의 대선 출마를 반대했다.
호남 출신에 노무현 정부의 국무총리를 역임했던 인사라는 점에서 중도층을 넘어 민주당 지지층의 마음까지 돌릴 수 있다는 것이 한 대행 추대설의 핵심 이유로 꼽힌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독주에 실망한 ‘친(親)노무현·반(反)이재명’ 노선의 민주당 지지층이 “한덕수라면 찍을 수 있다”는 논리다. 한 대행은 전라북도 전주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국무총리를 역임했다.
다만 국민의힘 관계자는 “옛날의 한덕수와 지금의 한덕수는 다른 사람”이라고 했고,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한 몸으로 봐야 한다. 윤 전 대통령이 대선에 등장하면 패망인데, 한 총리를 대선 후보로 세우는 게 말이 되나”라고 반문했다.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도 SBS 라디오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이번 대선에 절대 나오지 않는다”며 “한 대행은 관료로서의 마지막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이를 “친윤계 분화”로 해석했다. 여권 관계자는 “친윤계가 구심점이 없어 흩어지는 것”이라며 “각자도생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MBC 라디오에서 “국민의힘 친윤 쪽에서 당내 마땅한 후보가 없다고 생각하니까 궁여지책으로 한덕수를 생각하는 거 아니냐”라면서 “반기문 현상 같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한 뒤 2017년 대선에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출마를 고려했다가, 20일 만에 포기했다.
[이투데이/이난희 기자 (nancho090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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