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고 현상’에 불황형 소비 확산
저가 뷔페·할인 행사 등 집중
해당 업체들 매출도 상승
저가 뷔페·할인 행사 등 집중
해당 업체들 매출도 상승
애슐리퀸즈 현대백화점 신촌점. [사진 = 이랜드이츠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요즘엔 데이트 할 때 저가형 뷔페를 자주 찾는 거 같아요. 평상시 쇼핑할 때는 다이소를 주로 갑니다.” (20대 직장인 A씨)
서울 노원구에서 자취 중인 5년차 직장인 A(29)씨는 “한 달 고정 지출을 제외하고 나면 여윳돈이 거의 남지 않는다”며 “가성비 소비가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A씨는 “평균 외식비가 1만5000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저가 뷔페나 할인 이벤트를 활용하지 않으면 한 끼도 부담스럽다”며 “생활용품은 대부분 다이소에서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3고(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불황형 소비’도 함께 확산하고 있다. 저가 뷔페를 찾아다니거나 떨이 제품을 찾는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이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국이 더욱 불안해지면서 먹거리 물가도 천정부지로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가격 인상에 나선 식품·외식 업체는 40여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미국 행정부가 한국에 상호관세 25%를 부과하면서 환율 오름세가 감지되자, 이에 따른 먹거리 가격 인상폭 확대와 수출 타격 등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면서 식품 물가 인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9일)보다 38.1원 하락한 1446.0원으로 출발해 1400원 중반대를 유지 중이다. 전날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1484.1원을 기록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서울 중구 다이소 명동역점에 진열된 소용량 화장품. [사진 =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상황이 이렇다보니 가성비 또는 저가 상품을 찾는 불황형 소비가 늘게 됐다. 고물가 속 한 푼 이라도 아끼기 위해서다.
직장인이자 30대 주부인 C씨 역시 “가족 외식은 되도록이면 자제하고 배달 음식도 최소화하고 있다”며 “최근 대형마트에서 행사를 많이 해서 그런 것들을 잘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불황형 소비 확산은 가성비 제품을 판매하는 식음료 업체들의 매출 추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랜드이츠의 지난해 연매출은 4705억원, 영업이익은 32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2.5%, 80.8% 급증했다. 코로나19 확산기인 2020~2021년 적자에 허덕였지만, 흑자 전환을 이룬 2022년 이래 실적 신장세를 유지 중이다. 특히 가성비 뷔페로 꼽히는 ‘애슐리퀸즈’가 실적 호조를 보이면서 이랜드이츠의 영업이익을 끌어올릴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다이소는 결산 전인 2024년 매출이 4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두 배 가까운 성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환율, 물가 등이 치솟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에서도 가격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 속에서 당연히 소비자들은 조금이라도 더 저렴한 제품을 찾고자 한다”고 말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