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8 (금)

이슈 제 22대 총선

오세훈·유승민, 잇단 '불출마'...국민의힘 경선판 '출렁'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11일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1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당 경선 불참을 선언하면서 국민의힘 경선 판세가 크게 출렁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의 대항마가 될 만큼 두각을 보이는 인물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누가 두 '잠룡'의 지지율을 흡수해 1차 예비경선(컷오프) '빅4'로 올라설 지가 국민의힘 경선의 최대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보수 대통령이 연속 탄핵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은 제대로 된 반성과 변화의 길을 거부하고 있다. 아무런 절박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수의 영토를 중원으로 넓히기는커녕 점점 쪼그라드는 행태가 할 말을 잃게 한다"며 "저 유승민은 어디에 있든 제가 꿈꾸는 진정한 보수의 길을 계속 갈 것"이라고 직격했다.

유 전 의원의 이번 경선 불참은 앞서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확정한 당내 경선 룰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10일 제21대 대선 관련 경선 방식을 발표했다. 1차 예비경선(컷오프)에서 일반 국민 여론조사(100%)로 4명의 후보를 압축한 뒤 2차 컷오프부터 당원 50%·국민 여론조사 50%를 반영해 최종 2명을 선출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번 경선 과정의 모든 여론조사엔 역선택 방지 조항이 반영된다. 역선택 방지 조항은 경쟁 정당의 지지자들이 경선여론조사에 참여해 본선 경쟁력이 낮은 후보를 고의로 선택하는 것을 막는 장치다. 이 장치가 적용되면 여론조사 대상은 지지층과 무당층에 국한된다. 이 때문에 보수 지지가 상대적으로 약한 의원들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유 전 의원도 해당 조항을 '이상한 제도'라고 평가하며 "사실상 당심 100%(당원 투표 100%)하고 거의 비슷하다"고 비판해 왔다. 11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선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 방식은 국민을 대상으로 한 사기"라며 "대선후보 선출을 일반 국민 여론조사 100%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하지만 1∼3차 경선에 모두 역선택 방지 조항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으로만 여론조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게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이런 경선 규정으로는 대선을 이길 수 없다. 하지만 당 선관위는 패배를 자초하는 잘못된 생각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 걸 보고 굉장히 분노했다"고 격분했다. 유 전 의원은 주말 동안 출마 여부를 고민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경선에 불참하는 쪽으로 결단을 내렸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앞서 유력 대권 주자였던 오세훈 시장도 전날 '뜻밖의'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울 여의도 맨하탄21 빌딩에 캠프까지 마련한 오 시장은 대선 출마 선언을 불과 하루 앞두고 불출마를 택했다.

오 시장의 이번 결정엔 '한덕수 대망론'의 영향이 컸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부 의원을 중심으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출마 촉구 기자회견이 준비될 만큼 당 내 추대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해석이다. 다만 오 시장은 한 대행 차출론에 대해 "출마를 촉구하는 당내 분위기에 대해 스스로 결단해 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말을 아꼈다.

두 대권 잠룡이 국민의힘 경선에 등판하지 않게 되면서 각 캠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의 지지율(한국갤럽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5명 대상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이 각각 1%, 2%로 높지 않지만 '중도 소구력'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어서다. 보수진영 일부 후보들이 이들의 지지율을 흡수,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오 시장의 대권 불출마 선언 직후 "오 시장의 '다시 성장이다'와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화두는 적극적으로 받아 들여 향후 국정 운영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도 "오 시장이 구상한 많은 정책과, 하시는 일들 많이 반영하겠다"고 했고, 한동훈 전 대표는 "오 시장께서 대선 핵심 어젠다로 당부하신 '다시 성장'과 '약자와의 동행'은 제가 출마 선언에서 말씀드린 '성장하는 중산층의 시대', 그리고 당 대표 시절부터 일관해 온 '격차해소'와 같다"고 호소했다.

한편 대표적인 '친윤(친윤석열)계'로 알려진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조만간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선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대부분 친윤 후보들로 채워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 경선 예비후보 등록은 14~15일이다. 서류 심사를 거쳐 16일에 1차 경선 진출자를 발표하고, 21일과 22일 일반 국민 조사(국민 여론조사 100%)를 거쳐 22일 저녁 4인의 2차 경선 진출자를 발표한다.

[이투데이/김동효 기자 (sorahosi@etoday.co.kr)]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이투데이(www.etoday.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투데이 주요 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