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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수)

김문수 “공장 노동 7년, 판교 개발… 이재명이 나보다 더한 게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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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대선 주자 인터뷰] 김문수 前 고용노동부 장관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13일 본지 인터뷰에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비되는 성과를 가진 후보는 우리 당에서 나밖에 없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이 전 대표는 소년공 출신이라고 하는데, 나도 공장 생활을 7년 동안 했다”며 “경기지사로서 성과도 이 전 대표에게 내가 부족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할 경우 “단일화를 먼저 제안하겠다”고 했다. 김 전 장관 인터뷰는 이날 오후 대선 캠프를 차린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서 1시간가량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선 출마를 결심한 계기는.

“헌법재판소가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린 뒤 고심하다가 결정했다. 원래는 대통령이 복귀하실 것으로 봤는데, (파면 결정이 나자) ‘이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윤 전 대통령께 ‘임명해 주셨는데 사표를 내게 됐다‘고 전화를 드렸다.”

-어떤 점에서 대선 경쟁력이 있다고 보나.

“이재명 전 대표와의 상대적 대비(對比)에 있다. 이 전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개발한 대장동은 30만평이 안 되는데, 내가 경기지사 때 개발한 판교 신도시는 400만평 가까이 된다. 도지사 때 경기도 평택에 유치한 삼성 반도체 단지는 120만평이다. 그런데도 나는 아무런 (부패) 문제가 없었다. 나는 물론 내 측근 중에 감옥 간 사람이 없다. 이 전 대표는 본인이 소년공 출신이라고 하는데, 나도 공장 생활을 7년 동안 했다. 나는 노동자와 국민을 위해 뜨겁게 활동했다. 나보다 낮은 곳에서 뜨거웠던 정치인이 있었을까.”

-우파 색채가 강하다는 평을 듣는다. 중도층 표심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

“지금 국민의힘 지지자들 중에선 내 지지도가 가장 앞서 있다. 이(국민의힘) 반대편이나 중간에 서 있는 분들이 중도층 내지 상대편이다. 그런데 나는 공장 노동자에서 도지사까지 해봤다. 나나 아내, 형님·동생 모두 노조 활동을 했다. 노동계와 소통이 가능하다. 또 내 아내는 전남 순천 사람으로 순천여고를 나왔다. 우리 당의 전통 지지층이 아닌 분들도 저를 지지할 수 있다고 본다.”

-탄핵에 반대했는데 찬성한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민주당에서 탄핵을 찬성하는 것과, 국민의힘 안에서 탄핵을 찬성하는 건 다르다고 본다. 민주당은 정략적 관점에서 탄핵에 찬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국민의힘 안에서 한동훈 전 대표처럼 당대표가 나서서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하는 건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과 함께 검찰에서 오래 일했고, 그에 의해 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됐었다. 그런 사람이 탄핵에 앞장선다는 것은 또 다른 측면이다.”

-국민의힘이 배출한 대통령이 두 번이나 탄핵당했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은 소통이 부족했다. (국정 농단 의혹이 불거진)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이라는 사람이 아무것도 아닌데,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어서 (탄핵 국면에서) ‘뻥튀기’가 됐다고 본다. 윤 전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신념을 가지고 계엄을 했는데, 국민 중 상당수는 (계엄에 대해) 어마어마하게 무거운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선에 나오면 후보 단일화를 할 수 있나.

“한 대행은 훌륭한 분이다. 이분이 지지도가 높고 당선 가능성이 있다면 우리가 (후보로) 모셔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그런 게 없다. 제가 경선에서 승리했는데 한 대행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내가 먼저 단일화를 제안하겠다. 이재명은 내가 단일 후보로서 이기겠다.”

-문재인 정부 때 자유통일당에 몸담았고 거리 집회에서 강성 발언을 했는데.

“과거 운동권에 있을 때는 그보다 더 (발언을) 세게 했다. 마르크스-레닌주의에 입각해 ‘자본가를 타도하자’는 주장도 했다. 그러나 그 뒤 많은 생각의 변화가 있었기에 오늘의 김문수가 있다. 지금도 과거 장외 집회 때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냐고 묻는다면 ‘(생각이) 그대로라면 거기 있지 여기 있겠느냐’고 답하겠다. 사람은 변화할 수 있다. 다만 앞으로 가야 한다.”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대하빌딩 김문수 선거캠프에서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본지와의 인터뷰를 갖고 있다. /장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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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한다면 윤석열 정부와 어떤 점에서 다를까.

“무엇보다 소통이 중요하다. 언론이 부담스럽더라도 ‘언론이 국민’이라고 생각하고 항상 솔직하게 얘기해야 한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과도 대화하겠다. 제가 경기지사를 할 때 (도의회의) 3분의 2 이상이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었지만, 대화를 통해 무상 급식 등을 타협했다. 정치는 전쟁은 아니다. 저는 상당히 온건한 대화주의자다.”

-출마 선언에서 ‘체제 전쟁을 벌이겠다‘고 했는데.

“그것은 북한, 그리고 한국에 있는 위장한 (반체제) 세력에 대한 것이다. 민주당이라고 모두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사람이 일부 있을 뿐이다.”

-핵심 정책 공약은 뭔가.

“사회적 취약층을 위해선 일자리 정책이 ‘1번’이다. 일자리를 만들려면 한국 자본이 해외로 나가지 않고, 외국 자본이 한국에 들어와야 한다. 저는 투자 유치 경험이 풍부하다. 또 기업이 청년들을 공채로 뽑을 경우 정부에서 혜택을 주는 등의 방식으로 장려해야 한다.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도록 유연 근무 등 여러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경기지사 때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를 착공까지 책임졌듯, 다양한 인프라 투자로 일반 시민 생활 편의도 개선하려 한다.”

-출마 선언 후 전태일 기념관과 한국노총을 방문했는데.

“저는 전태일 정신을 늘 얘기하고 있다. 전태일은 자기 임금 올린다는 소리는 한마디도 안 했다. 시다(견습공)와 여공 같은, 자기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려고 했다. 자기만 챙기고 남을 돌보지 않는 것은 노조 활동이 아니다. 한국노총·민주노총처럼 조직된 노동자들은 12% 정도에 그친다. 나머지 88%의 미조직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 대통령이 되면 노동 문제와 관련해 ‘끝장 토론’을 하겠다. 노사 관계자에 한정하지 않고 일반 청년, 자영업자, 중소기업 사장들도 토론에 부를 거다. 노동 문제는 모두와 같이 논의해야 한다.”

-대통령이 된다면, 집무실을 용산에 둘 것인가.

“굉장히 어려운 문제다. 국민들의 말씀을 들어봐야 한다. 그런데 최근 수사기관이 윤 전 대통령을 체포하러 왔을 때 보니, (관저가 있는) 한남동은 참 옹색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문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경북 영천 출신으로 경북고를 졸업하고 1970년대 서울대 경영학과 재학 중 시위를 하다가 제적됐다. 1980년대엔 “혁명을 하겠다”며 노동운동을 하다가 2년 6개월간 투옥됐다. 김영삼 정부 때인 1996년 신한국당 소속으로 경기 부천소사에서 당선됐고 내리 3선을 했다. 경기지사도 두 번 지냈다. 2016년 20대 총선,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낙선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경제사회노동위원장과 고용부 장관에 잇달아 기용됐다.

[권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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