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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수)

'헤지펀드 대부' 달리오 "美 경기 침체보다 더 심각한 상황 우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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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국가부채·신흥강국은 파괴적 변화"

"통화·정치·지정학 붕괴 최악 시나리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설립자이자 '헤지펀드 대부'로 불리는 레이 달리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를 비롯한 경제 정책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을 경우 경기 침체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달리오는 13일(현지시간) 미 NBC방송의 '미트 더 프레스(Meet The Press)'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미국 부채 증가가 새로운 일방적 세계 질서를 초래하고 있다"며 "이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경기 침체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된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설립자 레이 달리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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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오는 수입품 관세, 과도한 국가 부채, '기존 권력에 도전하는 신흥 강국'의 조합을 지적하며 "상당히 매우 파괴적인 변화"라고 했다. 특히 최근 미국의 부채가 지속 불가능하게 늘어나고 있다며 재정 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수준으로 줄일 것을 촉구했다. 그는 "그렇지 않으면 다른 문제와 동시에 부채에 대한 수요공급 문제를 겪게 될 것이고, 그 결과는 일반적인 경기 침체보다 더 심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달리오는 최근 미국 부채의 지속 불가능한 증가세와 미국 제조업의 쇠퇴 등 영향으로 미국이 필수품 생산을 다른 나라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우려를 설명해달라는 질문에는 "통화 질서 붕괴, 우리가 알고 있는 정상적인 민주주의 방식이 아닌 내부 갈등, 세계 경제에 큰 혼란을 주는 국제 분쟁, 심지어 군사적 충돌이 될 수 있는 상황을 우려한다"고 답했다.

NBC에 따르면 브리지워터는 2008년의 금융 위기를 예견한 적이 있다. 금융 위기가 닥치기 전인 2007년 브리지워터는 "시스템에 내재한 위험이 상당히 크다"고 경고했고, 이후 "금융 시스템에 균열이 생길 때까지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몇 달 뒤 경기 침체가 시작됐다.

달리오는 지난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 투자자들이 관세에만 너무 좁게 집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에도 그는 "훨씬 더 중요한 점은 지금 우리가 거시적인 통화, 정치, 지정학 질서의 붕괴를 목격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이러한 붕괴는 평생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한 일이지만, 이와 비슷한 지속 불가능한 조건이 갖춰줬을 때 역사 속에서 여러 번 반복돼 왔다"고 경고했다.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이 여론조사기관 유거브와 지난 8~11일 미국 성인 2410명을 상대로 실시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오차범위 ±2.4%포인트)에 따르면 응답자의 75%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단기간에 물가 상승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의 장기적인 영향에 대해선 응답자의 48%가 물가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고, 30%가 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관세가 미국 경제에 미칠 단기적 영향에 대해선 65%가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더 좋아질 것이란 응답은 8%에 불과했다. 장기적 영향에 대한 전망 조사에서는 나빠질 것이란 응답이 42%, 좋아질 것이란 답변이 34%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및 무역 정책 목표에 대해선 51%가 '좋아한다'고 답했지만, 접근 방식에 대해선 63%가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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