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14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의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리그 양키스와 방문경기에서 6회초 3점 홈런을 터뜨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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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14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의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리그 양키스와 방문경기에서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회, 6회 연타석 홈런을 날리면서 팀 승리를 도왔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5점을 냈는데 이정후 혼자서 4점을 올렸다.

이정후는 1회초 첫 타석에서 중견수 직선타로 물러났지만 팀이 0-3으로 뒤진 4회초 1사 후 두 번째 타석에서는 시즌 2호 홈런을 터뜨렸다. 이전까지 샌프란시스코 타선에 볼넷 한 개밖에 내주지 않던 양키스 선발 카를로스 로돈을 상대로 한 일격이었다. 이정후는 로돈의 6구째 시속 138㎞ 슬라이더를 공략해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1-3으로 추격하던 6회초 1사 1, 2루에서도 이정후의 방망이가 경쾌하게 돌아갔다. 이정후는 다시 로돈의 5구째 시속 131.5㎞ 커브를 받아쳐 우월 역전 홈런을 터뜨렸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연타석 홈런이자, 한 경기 2홈런이다. 지난해 16승(9패)을 올린 로돈이 한 경기에서 왼손 타자에게 홈런 2개를 맞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정후는 지난 12일 양키스와 첫 경기에서 시즌 첫 홈런을 터뜨린 바 있다. 지난해 어깨 부상으로 일찍 시즌을 마감하면서 홈런이 2개밖에 없었는데 올해는 14경기 만에 3차례 손맛을 봤다.

이정후는 8회초에는 볼넷으로 출루해 3타수 2안타 4타점 볼넷 1개로 경기를 마감했다. 양키스와 3연전 성적은 9타수 4안타(3홈런) 5득점 7타점. 시즌 타율은 0.352(54타수 19안타)가 됐다. OPS(출루율+장타율)는 1.130으로, 에런 저지(1.228·양키스) 다음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2위(오전 9시 현재)가 됐다. 내셔널리그는 1위. 이정후의 활약 덕에 5-4로 승리한 샌프란시스코는 2002년 인터리그(아메리칸리그, 내셔널리그 교류 경기) 도입 이후 처음으로 양키스전에서 위닝시리즈(3경기 중 2승 이상)를 기록했다.

이정후는 경기 뒤 ‘엠엘비닷컴’ 등과 인터뷰에서 “재활 기간 팀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줬고, 여러모로 나를 응원해 줬다. 이제는 팀에 보답하는 것이 내 전부”라면서 “연타석 홈런을 친 것보다 방문 경기에서 팀이 이기고 위닝시리즈를 챙긴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했다. 추운 날씨에서 경기한 데 대해서는 “이렇게 춥고 비 오는 날씨에서 경기한 것이 처음이다. 상대도 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정신력에 더 신경을 썼다”고 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양키 스타디움에서 이정후는 정말 멋진 경기를 펼쳤다. 정말 놀랍다”며 “이전에 상대해 본 적이 없는 투수들이 많고, 앞으로도 계속 처음 보는 투수들과 상대하게 될 텐데, 그 부분에서 이정후의 타격 기술이 빛을 낸다”고 칭찬했다. 이날 선발 등판했던 팀 동료 로건 웹(5이닝 5피안타 4볼넷 3실점)은 “이정후는 스포트라이트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 그가 계속 성장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는 게 기대된다. 앞으로 더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