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사태와 유사
“엔화 가치 추가 강세 이어질 것”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바닥에 있는 부스 안에서 전문 트레이더가 일하고 있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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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미국 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리스크로 공포에 떨면서 달러 대신 엔화로 안전자산 수요가 몰리고 있다. 이에 엔화 가치 상승에 따른 엔캐리 트레이드(낮은 금리로 엔화를 빌려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전략) 청산에도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오전 7시 48분 기준 달러/엔 환율은 143.58엔을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이 145엔선 아래로 이탈하면서 시장에서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위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해 8월 미국 고용지표 충격과 일본은행(BOJ)의 초저금리 정책 선회에 따른 금리 인상이 맞물리면서 엔화 하락을 노렸던 투기적 매매가 대거 청산된 바 있다. 지난해 8월 5일 엔 캐리트레이드 청산이 촉발한 ‘블랙먼데이’ 당시 달러/엔은 144.153엔 수준이었다. 이후에도 145엔선을 횡보하며 엔화 강세를 이어갔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글로벌 증시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시달리면서 달러 대비 엔화 강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예상 밖의 수준의 관세 부과로 시장 변동성을 키우자 미국채를 비롯한 달러 자산에서의 자본 이탈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관세 분쟁 후 나타나고 있는 중요한 변화는 달러 약세”라고 짚었다. 이어 “더군다나 미국 달러는 실질 실효 기준 세번째로 가장 높다”라며 “전 세계 비중과의 관계 측면에서 미국 달러는 15~20% 고평가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 탈달러 기조가 가시화되고 있다”라며 “달러화는 미국채 금리 상승에도 탈달러 기조 영향에 약세를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 외환 시장 내에서 달러를 제외한 안전통화로 자금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달러를 떠난 안전자산 수요는 엔화로 옮겨갔다. 트럼프 취임 이후 본격적으로 상호관세 방침을 발표한 2월 말부터 달러/엔화는 150엔선 아래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원/엔 환율은 이달 들어 2년 만에 100엔에 1000원 선을 돌파했다. 여기에 상반기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나오면서 엔화 강세에 불을 지켰다.
실제로 이날 외환시장에서 약달러에 원/달러 환율은 21.9원 급락한 1428원에 개장했으나 원/엔 환율은 2.6원 올라 100엔당 995.78원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엔화 강세가 지난해처럼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이미 작년 한 차례 급격한 포지션 조정 과정을 거치며 엔캐리 트레이드 규모 자체가 줄어든 상태이며, 현재는 오히려 엔화 강세에 무게를 둔 포지션이 우세한 흐름을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45엔을 하회하며, 시장에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경계감도 유입됐다”면서도 “이 같은 흐름이 일시적인 수급 충격을 유발할 수는 있어도, 2024년 7~8월과 같은 충격적인 청산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지금은 정반대의 상황으로 엔화 강세에 대한 베팅이 시장에서 압도적으로 늘었다는 설명이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엔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연내 금리 인상에 대한 컨센서스가 이미 형성된 상황으로 엔 선물 포지션은 연초부터 순매수를 유지 중”이라며 “과거와 달리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증시 변동성 확대를 걱정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투자3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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