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저자(오른쪽) TSMC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3월 3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국 내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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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대만 TSMC가 미국 내 반도체 장비 반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반도체 등 전자제품이 상호 관세에서 면제될 것이라고 밝힌 트럼프 행정부가 불과 며칠 사이 반도체와 관련한 관세율을 발표할 것이라 예고하면서, 가동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생산기지 가동을 앞당길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반도체 장비 기업에 첨단 패키징과 검사에 투입되는 반도체 장비 등을 이달 납품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경제일보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매일 바뀌고 있다. 상호 관세 부과가 중단됐다고 발표했지만, 결국 반도체는 관세 부과 대상이 될 것”이라며 “TSMC의 미국 신규 공장 건설 프로젝트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하루 사이 달라지면서, 반도체 업계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11일(현지시각)는 “스마트폰, 반도체(SSD, 장비 포함) 등이 미국 정부가 부과하는 ‘상호 관세’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반도체 관세율이 얼마나 될 지에 대한 질문에 “다음 주 중에 발표하겠다”며 “일부 기업들에는 유연성이 있겠지만, 확실하진 않다”고 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도 “반도체와 의약품은 미국 내 생산을 장려하기 위한 관세 모델이 적용될 것”이라고 했다.
경제일보는 “생산능력은 여전히 대만에 비해 훨씬 낮겠지만, 미국 고객에게는 관세로 인한 비용 상승 압력을 다소 줄일 수 있다”며 “애플과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가 미국 생산 비율 확대를 요청해 TSMC가 미국에 공장을 짓는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로이터 등 외신은 “(기존 상호 관세가 적용될 경우) TSMC는 유럽과 일본에서 공급받는 반도체 장비 관련 관세만 6억달러(약 8560억원) 이상을 지출해야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미국 현지에 생산 기지를 구축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도 미국의 관세 정책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170억달러(약 23조원)를 투입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짓고 있는 첨단 파운드리 생산기지를 내년 가동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2028년 가동을 목표로 40억달러(약 5조7700억원)를 투자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기지를 건설 중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생산 기지가 중국과 한국 등에 집중된 만큼 미국의 관세를 피해가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국 내 생산능력을 확충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인 상황에서 관세 부담을 덜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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