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노트북 등, 반도체 항목으로 변경…中생산 많은 애플, 125% 상호관세는 피해
트럼프 "아이폰 관세에 유연성" 언급까지…美 아이폰 가격 상승 논란 의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워싱턴 백악관으로 돌아 가기 위해 앤드루스 합동 기지로 향하는 전용기 내서 취재진을 만나고 있다. 2025.04.14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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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스마트폰 등 반도체가 다수 들어가는 IT 기기를 상호관세에서 제외하면서 가장 가슴을 쓸어내린 곳은 미국 빅테크 애플이다. 중국 생산 비중이 높은 애플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부과한 고율 상호관세에 직접 노출될 경우 기업의 존폐가 위태로울 지경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향후 스마트폰을 포함한 반도체를 대상으로 발표할 별도의 품목별 관세를 다시 언급하면서도 애플을 대상으로 '기업별 유연성'이 가능할 것임을 예고하는 등 집권 1기 당시 벌어진 1차 미중 무역전쟁에서처럼 '애플 구하기'에 나선 모습이다.
앞서 관세국경보호국(CBP)은 11일 상호관세 부과 품목에서 △스마트폰 △노트북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컴퓨터 프로세서 △메모리 △반도체 장비 등 총 20가지 품목을 제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금요일(11일)에 관세 '예외'가 발표된 적이 없다"며 "이 제품들은 기존의 20% 펜타닐 관세의 대상이 되며, 다른 관세 '버킷'으로 이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해도 현재로선 스마트폰을 포함한 반도체 품목(중국산 제외)은 10% 기본관세도 적용받지 않을뿐더러 향후 25% 정도로 예상되는 품목별 관세를 맞더라도 중국산 제품에 일괄 부과된 125% 상호관세에 비길 바가 안된다.
모건 스탠리 추산에 따르면, 아이폰은 애플의 가장 큰 수익원이며, 그중 약 87%가 중국에서 생산된다. 아이패드의 80%, 맥 노트북의 60%도 중국에서 생산된다.
그렇다고 애플이 중국에서 생산 시설을 빠른 속도로 해외 이전하기도 쉽지 않다. 애플은 매출의 약 17%를 중국에서 발생시키고 수십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 무시할 수 없는 애플의 시장이다.
애플이 공장을 철수하면 중국 역시 화가 나 자체적인 관세 절차를 통해 애플을 곤란하게 할 수 있다. 중국은 이미 애플에 대한 독점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한마디로 애플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트럼프는 13일 주말을 플로리다에서 보내고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음 주에 반도체 관세를 발표한다면서 "이 분야의 몇몇 기업에는 유연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애플 아이폰에 대한 관세를 묻는 질문에도 관세가 곧 발표될 것이며, 약간의 유연성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해 애플을 배려하는 관세 조치가 나올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자제품 상호관세 면제로 벼랑 끝에서 벗어난 배경에는 애플의 로비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로서도 관세전쟁으로 인한 대표적인 미국 물가 상승의 사례로 아이폰이 거론된다는 점에서 부담을 더는 측면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 "관세는 미국 근로자들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광고되지만, 사실은 권력자와 정치적 연줄이 있는 사람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면서 "애플의 팀 쿡에는 좋지만 K스트리트(워싱턴 DC의 한 거리로, 로비 산업을 상징하는 곳) 로비스트를 고용할 수 없는 작은 제조업에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애플 구하기'가 두드러진 이번 전자제품 관세 논란으로 인해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이 다시 한번 부각됐다.
미국 웨드부시 증권의 대니얼 아이브스는 이번 일을 언급하며 "백악관에서 쉴 새 없이 나오는 뉴스가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며 이는 기업이 공급망을 계획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코리 부커 민주당 상원의원(뉴저지)은 NBC뉴스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신뢰성이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사람들은 그를 신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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