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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토)

원·달러 환율 4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트럼프 약달러 유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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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4일 넉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관세전쟁’을 시작한 이후 달러화 약세가 뚜렷해진 영향이다. 관세 전쟁 이후 미국 시장의 신뢰가 떨어지고 경기둔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정부가 ‘약달러’를 유도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널뛰는 환율 탓에 국내 기업들의 무역 환경 어려움만 가중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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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주간 거래 종가)은 전 거래일보다 25.8원 내린 1424.1원으로 집계됐다. 주간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2월6일(1419.2원) 이후 넉 달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년여 만에 최고치(1484.1원)를 기록해 1500선 돌파 우려까지 나왔다가 상호관세가 유예되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도 1년 9개월여 만에 100선을 밑도는 등 글로벌 약달러가 이어지고 있다.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는 배경은 트럼프발 ‘관세 전쟁’의 불확실성이 만들어낸 미국의 신뢰도 저하와 경기 둔화 우려까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 안팎에서는 ‘미런 보고서(글로벌 무역 시스템 재구성을 위한 사용자 가이드)’로 불리는 문서가 주목을 받으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적자와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전략적으로 ‘약달러’를 추구하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미런 보고서란, 트럼프의 책사로 꼽히는 스티븐 미런 미국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이 지난해 11월 작성한 문서로 달러화 약세를 통해 무역적자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을 담았다. 그 방법론 중 하나가 관세와 안보를 지렛대로 삼아 달러화 약세에 대한 상대국 합의를 이끌어내자는 것이다. 트럼프 별장의 이름을 따서 ‘마러라고 합의’라고도 불리며 달러 약세를 유도한다는 것 때문에 ‘제2의 플라자 합의’가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 보고서대로 달러 가치가 떨어진다면 한국 입장에선 수입 물가가 하락하고,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미 관세 여파로 미국으로 수출 물량이나 수출 이익이 줄어들 수 있는 상황에서 환율이 떨어지면 전체적으로 수출기업의 이익이 감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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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문제는 원·달러 환율의 방향성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지난해 12·3 계엄 사태 이후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원·달러 환율 때문에 해외 사업을 하는 기업들 사이에선 장기 계획을 세우기가 벅차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특히 원·달러 환율의 경우 중국 위안화와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어 기업들로서는 예측하기가 더욱 어려운 현실이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센터장은 “마러라고 합의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논의만으로도 달러화 절하 기대가 나타날 수 있다”며 “미국의 일방적 달러화 약세 추진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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