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파면 후 첫 대정부질문
禹 의장 “일방적… 헌법 무시” 비판
총리실 “권한대행 참석 전례 없어”
韓 헌법재판관 지명 권한 공방도
대선 정국 ‘파면 책임론’ 정쟁 가열
민주 “내란정당” 발언에 국힘 발끈
반말 오가며 몸싸움 직전까지 충돌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4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언쟁을 벌이자 당 소속 의원들이 말리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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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 의원들은 이날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이 시작되기 전부터, 한 권한대행의 불출석을 두고 고성을 주고받으며 충돌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무총리가 일방적으로 (대정부질문에) 불출석했다. 기록으로 확인되는 한 국무총리든 대통령 권한대행이든 지금까지 없었던 일”이라며 “일방적 불출석은 헌법을 무시하는 건지, 국회를 무시하는 건지, 국민을 무시하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우 의장은 “4월 임시회 대정부질문은 진즉부터 예정된 일정이다. 다른 일정 때문에 불출석한다는 건 가당치 않다”며 “시급한 현안 처리와 민생 현장 점검을 핑계 대는 것도 납득되지 않는다. 국정 공백은 총리 혼자 메꾸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발하며 목소리를 높였고, 민주당 의원들도 맞고성을 지르면서 본회의장은 일순간 혼란에 휩싸였다. 고성이 이어지자 우 의장이 “조용히들 하라. 대정부 질의하는데 국무위원이 오지 않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비어있는 국무위원석 우원식 국회의장(오른쪽)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불출석한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판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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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은 앞서 이날부터 16일까지 열리는 국회 대정부질문에 한 권한대행이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대통령 파면 이후 권한대행이 대정부질문에 나간 전례가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지명이 권한대행의 범위를 넘어선 행위라며 비판했다. 김영배 의원은 “헌법 기관 구성은 선출된 권력이 하는 것인데 어떻게 권한대행이 선출된 권력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나. 그거야말로 제2의 내란이다. 명백히 위헌적 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또 한 권한대행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을 두고도 “국민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주의적 세계관을 볼 때 서로 무언가를 거래하고 나서 유력 대선 후보라는 말을 들은 것 아니냐’, ‘도대체 뭘 팔아먹었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고도 쏘아붙였다.
김선호 국방부 차관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4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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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한 권한대행이 적법하게 권한을 행사했다고 맞받았다. 유상범 의원은 “한 대행의 적법한 권한 행사에 대해 또다시 재탄핵 운운하며 겁박하고, 국정 운영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의 파면, 국민의힘의 책임 등을 두고는 고성과 반말, 삿대질, 심지어 몸싸움 직전까지 치달을 정도로 충돌을 이어갔다.
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국민의힘은 내란 공모 정당”이라고 발언하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발이 터져 나왔다.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이 책상을 치고 일어나 김 의원에게 삿대질을 했고, 민주당 조계원 의원 등이 또다시 “왜 국회의원에게 손가락질을 하느냐”고 반발하면서 본회의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에 사회를 보던 이학영 국회부의장은 의원들을 향해 수차례 “조용히 해달라”고 요청하고, 대치하고 있던 의원들을 향해서는 “나가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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