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1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첫 형사재판은 앞선 전직 대통령들과 달리 일체 언론의 촬영이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앞서 생중계됐던 탄핵 심판에서보다 더 적극적으로 자기 변론에 나서며 언성을 높이고 말을 끊고 증인 신문에 끼어드는 모습까지 보였는데 법정에서 재판을 취재한 김혜리 기자와 좀 더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때와 달리 언론의 촬영이 허용되지 않아 국민들은 법정에 온 윤 전 대통령의 모습을 못 봤습니다. 첫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기자]
붉은색 넥타이와 정장 차림으로 일반 문이 아닌 법정 내부 통로로 들어왔습니다.
검찰이 공소사실을 PPT할 때는 유심히 화면을 응시했습니다.
[앵커]
그 뒤에 검찰 PPT를 다시 띄워 놓고 발언했다면서요?
맞습니다. 변호인은 3분 정도 말한 뒤 비상계엄에 대해선 윤 전 대통령이 잘 안다며 발언권을 넘겼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작정한 듯 검찰의 PPT를 다시 띄워 놓고 발언했습니다.
오전에 42분, 오후에도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발언을 했습니다.
모두 발언으로만 82분간 말했는데 검찰의 1시간보다 길었습니다.
또 현장에 출동했던 군인들을 증인 신문할 때도 중간 중간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특유의 습관대로 방청석과 검사석, 재판부를 번갈아 보면서 손짓을 하고 때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변호인 입장과 같다" 정도만 발언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는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앵커]
정리해 보면 헌재 판단도 무시한 채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것 아니었나요?
[기자]
윤 전 대통령은 '넌센스'라는 말을 3번이나 했습니다.
국회의장이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계엄 당일 국회 담을 넘은 걸 두곤 '쇼'라고 표현했습니다.
혐의를 부인하면서 나온 발언인데요.
계엄 목적, 사법심사 여부, 포고령, 국회 봉쇄와 정치인 체포 시도까지 헌재 판단과는 다르게 본인의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이 때문에 형사 재판에 와서 헌재 결정에 불복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헌재가 전원일치로 파면한 뒤에도 윤 전 대통령은 승복 입장을 안 냈는데요.
형사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하기 위한 포석이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공소장을 두곤 "훌륭한 검사들이 있지만 저 역시도 치열하게 공직 생활을 했다"며 마치 검찰에 훈계하듯 공소사실을 부인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렇게 길게 발언을 해놓고 재판 절차를 다시 시작하자고 했다면서요?
[기자]
윤 전 대통령 변호인은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됐다면서 그 부분을 조사한 뒤에 재판을 하자, 그러니까 공판 준비 절차를 다시 밟자고 주장했습니다.
이미 윤 전 대통령이 1시간 20분 정도 혐의를 부인한 뒤에 나온 주장입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증거 채택 여부는 추후 판단하겠다며 증인 신문을 진행했습니다.
[앵커]
윤 전 대통령만 언론 촬영을 못 하게 한 걸 두고 '특혜'라는 비판이 거셉니다. 재판부는 앞으로도 계속 비공개로 진행하겠다는 건가요?
[기자]
재판부는 언론의 촬영 신청이 늦어져 윤 전 대통령 측 의견을 못 들었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난주 금요일과 주말에 신청이 있었던 만큼 의지만 있었다면 시간은 충분했단 지적이 나옵니다.
다시 신청을 하면 윤 전 대통령 측 의견을 들어 판단하겠다고 한 만큼 다음 재판 땐 법정을 공개할지 지켜봐야 합니다.
김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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