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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토)

작심한 듯 "검찰 PPT 띄워라"…기자가 직접 본 '법정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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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첫 형사재판은 앞선 전직 대통령들과 달리 일체 언론의 촬영이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앞서 생중계됐던 탄핵 심판에서보다 더 적극적으로 자기 변론에 나서며 언성을 높이고 말을 끊고 증인 신문에 끼어드는 모습까지 보였는데 법정에서 재판을 취재한 김혜리 기자와 좀 더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때와 달리 언론의 촬영이 허용되지 않아 국민들은 법정에 온 윤 전 대통령의 모습을 못 봤습니다. 첫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기자]

붉은색 넥타이와 정장 차림으로 일반 문이 아닌 법정 내부 통로로 들어왔습니다.

변호인 12명이 들어왔는데 윤 전 대통령이 재판부와 가장 가까운 쪽에 앉았습니다.

검찰이 공소사실을 PPT할 때는 유심히 화면을 응시했습니다.

[앵커]

그 뒤에 검찰 PPT를 다시 띄워 놓고 발언했다면서요?

[기자]

맞습니다. 변호인은 3분 정도 말한 뒤 비상계엄에 대해선 윤 전 대통령이 잘 안다며 발언권을 넘겼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작정한 듯 검찰의 PPT를 다시 띄워 놓고 발언했습니다.

오전에 42분, 오후에도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발언을 했습니다.

재판부가 정리해 달라고 하자 변호인은 '피고인의 권리'라며 두둔했습니다.

모두 발언으로만 82분간 말했는데 검찰의 1시간보다 길었습니다.

또 현장에 출동했던 군인들을 증인 신문할 때도 중간 중간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특유의 습관대로 방청석과 검사석, 재판부를 번갈아 보면서 손짓을 하고 때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중간에 물까지 마시면서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변호인 입장과 같다" 정도만 발언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는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앵커]

정리해 보면 헌재 판단도 무시한 채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것 아니었나요?

[기자]

윤 전 대통령은 '넌센스'라는 말을 3번이나 했습니다.

국회의장이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계엄 당일 국회 담을 넘은 걸 두곤 '쇼'라고 표현했습니다.

혐의를 부인하면서 나온 발언인데요.

계엄 목적, 사법심사 여부, 포고령, 국회 봉쇄와 정치인 체포 시도까지 헌재 판단과는 다르게 본인의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이 때문에 형사 재판에 와서 헌재 결정에 불복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헌재가 전원일치로 파면한 뒤에도 윤 전 대통령은 승복 입장을 안 냈는데요.

형사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하기 위한 포석이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공소장을 두곤 "훌륭한 검사들이 있지만 저 역시도 치열하게 공직 생활을 했다"며 마치 검찰에 훈계하듯 공소사실을 부인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렇게 길게 발언을 해놓고 재판 절차를 다시 시작하자고 했다면서요?

[기자]

윤 전 대통령 변호인은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됐다면서 그 부분을 조사한 뒤에 재판을 하자, 그러니까 공판 준비 절차를 다시 밟자고 주장했습니다.

이미 윤 전 대통령이 1시간 20분 정도 혐의를 부인한 뒤에 나온 주장입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증거 채택 여부는 추후 판단하겠다며 증인 신문을 진행했습니다.

[앵커]

윤 전 대통령만 언론 촬영을 못 하게 한 걸 두고 '특혜'라는 비판이 거셉니다. 재판부는 앞으로도 계속 비공개로 진행하겠다는 건가요?

[기자]

재판부는 언론의 촬영 신청이 늦어져 윤 전 대통령 측 의견을 못 들었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난주 금요일과 주말에 신청이 있었던 만큼 의지만 있었다면 시간은 충분했단 지적이 나옵니다.

다시 신청을 하면 윤 전 대통령 측 의견을 들어 판단하겠다고 한 만큼 다음 재판 땐 법정을 공개할지 지켜봐야 합니다.

김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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