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부터 배민 포장 주문 6.8% 수수료
반발한 일부 점주들 서비스 해지 러시
“결국 소비자에 부담 전가될 것” 우려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경영 부담이 가중될 게 자명하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수수료 부과는 결국 음식 판매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그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서울 시내의 한 음식점 앞 배달의민족 ‘포장됩니다’ 스티커가 붙어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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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은 14일부터 포장 수수료를 전면 유료화했다. 이날부터 배민 앱을 통해 포장 주문을 받은 점주들은 1건당 6.8%(부가세 별도)의 중개 수수료를 내야 한다.
앞서 지난해 7월 배민은 배달 중개 수수료 인상을 발표하면서 포장 주문 서비스도 일부 유료화한 바 있다. 올해 3월까지 신규 업주에게 포장 중개 수수료를 50% 할인해주고, 기존 업주에게는 포장 수수료를 면제해왔다.
서울 마포구에서 샐러드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회사 밀집 지역이라 포장 주문만 해도 한 달에 200건이 넘는다”며 “최근 매출이 계속 줄어 걱정인데, 포장 주문에까지 수수료를 내면 남는 게 더 없어져 큰일”이라고 토로했다.
일부 업주들은 아예 배민 포장 서비스를 해지하거나, 배민 대신 네이버 포장 주문 등 대체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서울시내 한 음식점이 한가한 모습.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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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구에서 프랜차이즈 치킨 가게를 운영 중인 B씨는 “치킨 한 마리에 포장 수수료 6.8%와 결제 수수료 3.3% 등까지 내면 수수료로만 10% 넘게 나간다”며 “그냥 포장 수수료를 해지할 생각이다. 매출은 줄겠지만 세금 덜 낸다고 생각하면 차라리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배민은 포장 수수료에 대해 회사와 점주 모두에게 좋은 ‘상생 방안’이라는 입장이다.
수수료가 높은 배달 주문 대신 포장 주문이 활성화되면 라이더 배달비 부담이 줄어 오히려 점주들의 수익성은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배민 주문에서 포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 정도로,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대부분을 차지하는 배달 주문에는 2~7.8%의 차등 수수료가 부과되고 있다.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가운데)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배달의민족 포장 중개 수수료 부과 정책 폐기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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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각에선 이번 조치가 자영업자의 부담을 키워 결국 메뉴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외식물가가 이미 고공행진 중인 가운데, 수수료 인상 여파는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포장 수수료를 걷어 소비자 할인 혜택을 마련한다고 했지만 이는 자영업자에게 돈을 받아간단 의미일 뿐 상생의 의지는 없어 보인다”며 “결과적으로 업주 부담이 늘고 소비자에게도 좋지 않은 악순환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국회도 배민의 포장 수수료 정책 폐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국윤진 기자 sou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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