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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는 정치적 계산… 난 민주당 DNA로 경제 대통령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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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대선 주자 인터뷰] 김동연 경기지사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한 김동연(68) 경기지사는 본지 인터뷰에서 “이재명 전 대표가 (권력 구조 개편) 개헌과 정치 개혁, 오픈프라이머리(국민 경선)를 받아들이지 않는 건 정치적 계산 때문”이라며 “차기 대통령은 희생정신이 없으면 지금의 산적한 난제를 풀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대선 후보 경선 룰을 이렇게 일방적으로 밀어붙일지 예상 못 했지만, 당원이 결정했기 때문에 따르고 수용하겠다”고 했다.

김 지사는 “저는 엉터리 민주당 DNA가 아닌 제대로 된 민주당 DNA를 가진 후보”라며 “경제 살리기는 내가 전문가다. 돈도 백도 없었고, 못 배웠었기 때문에 누구보다 공감 능력도 있다”고 했다. 인터뷰는 13~14일 이틀간 대면·서면 방식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경선 룰 관련, 당과 사전 협의가 없었나.

“의견을 물은 적도, 내라고 한 적도 없다. 후보 대리인들의 참여도 없이 권리당원 50%, 여론조사 50% 룰을 발표할 줄은 전혀 예상 못 했다.”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주장하고 있는데.

“제왕적, 승자 독식 구조의 ‘87헌법 체제’를 바꿀 때가 됐다. 차기 대통령은 본인 임기를 3년으로 줄이고, 다음 대선을 2028년 총선과 맞춰 이때부터 대통령과 국회의원이 4년마다 중간 평가를 받도록 자기희생을 해야 한다.”

−이재명 전 대표는 개헌보다 ‘내란 종식’이 먼저라는 입장인데.

“비공식적으로 유감 표시를 여러 번 했다. 지난 대선에서 이 전 대표와 단일화를 할 때 권력 구조 개편을 포함한 개헌안은 1년 내에 국민투표에 부치고, 선거 제도 개혁, 의원 불체포 특권 내려놓기 등 정치 개혁안은 (이 전 대표 당선 시) 인수위 가동 기간 내에 마련한다고 시한까지 정해서 사인을 했었다. 약속을 못 지키게 됐다면 그 이유를 국민에게 먼저 설명하는 게 도리다.”

−정치 개혁도 이뤄지지 않았는데.

“다수당인 민주당부터 특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내려놓은 게 하나도 없다. 민주당과 대선 주자들의 지지도가 탄핵 찬성 지지도를 못 따라가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생각한다.”

−이 전 대표가 왜 개헌, 정치 개혁, 오픈프라이머리를 받지 않는다고 보나.

“철학의 차이라기보다는 정치적 계산 때문 아니겠나. 지금 여론은 쪼개져 있고, 경제는 어렵다. 대통령의 희생정신이 없으면 이런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개헌이나 경선 룰 관련, 이 전 대표에게 연락 온 건 없었나.

“전혀 (없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중도·보수’ ‘실용’을 자주 말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민주당, 제대로 된 진보의 가치다. 이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실용적이고 보수적인 접근은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표를 의식해) 가치와 수단이 도치되면 그건 표(標)퓰리즘으로 갈 수밖에 없다.”

−지금의 시대정신은 뭐라고 보나.

“지금의 시대적 화두는 경제와 통합이다. 트럼프 ‘관세 폭탄’ 등으로 경제가 어렵다. 경제 살리기는 제가 전문가다. 이번 대선 출마 후 첫 방문지가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인 미국 미시간주였다. 주지사와 한국 진출 기업을 돕기 위한 여러 논의를 했고 성과도 있었다. 분열된 여론을 통합하는 데도 제가 적임자다.”

−정치 경험이 짧다. 통합은 오랜 정치 경험을 가진 사람이 유리하지 않나.

“통합의 관건은 여의도 정치 기간이 아니라 공감 능력이다. 저는 돈도 백도 없었고, 못 배웠었다. 누구보다 공감 능력이 있다.”

−민주당 DNA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결코 동의할 수 없다. 2005년 (국가 전략 보고서인) ‘국가비전 2030’을 만들어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한 적이 있다. 그 보고서 핵심 키워드는 혁신과 포용이었다. 개정을 거친 지금의 민주당 강령 전문(前文)에 이것들이 다 포함돼 있다. 엉터리 민주당 DNA라면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제대로 된 민주당 DNA를 갖고 있다.”

−대통령이 된다면 ‘적폐 청산’을 할 건가.

“문재인 정부 때 각 부처에 ‘적폐 청산 위원회’ 같은 것이 있었지만 제가 있었던 기획재정부에는 없었다. 당시에도 저는 그건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봤다. 더구나 지금 상황에서 정치 보복이나 하고 적폐 청산을 해서 나라를 더 갈라 놓으면 흑역사가 계속 반복될 뿐이다.”

− 트럼프발(發) 관세 공세로 통상 전문가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론이 나오는데.

“우물 안 개구리, 바보 같은 생각이다. 대통령이 통상 교섭관이냐. 대통령은 경제도 살려야 하고, 통합도 해야 하고 할 일이 많다. 관세 문제 담당할 ‘경제 특명 전권 대사’를 여야 합의로 임명하면 된다.”

−대통령이 되면 뭘 하고 싶은가?

“3년짜리 대통령 약속을 꼭 지키고 싶다. 그다음으로 개헌을 포함한 권력 구조를 개편하고, 대통령과 국회의원 특권 깨기를 하고 싶다.”

☞김동연

김동연 경기지사는 충북 음성 출신으로 서울 청계천 무허가 판잣집에서 자랐다. 덕수상고를 졸업한 뒤 은행원을 하다가 1982년 행정고시와 입법고시에 동시 합격했다.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을 시작해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2차관 등을 거쳐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다. 지난 대선 때 ‘새로운 물결’을 창당해 후보로 출마했다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단일화했다. 2022년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조백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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