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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사퇴 명분 만들어 줄 필요가..." 민주당, 한덕수 대망론에 탄핵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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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4일 서울 공관에서 경제안보전략 TF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4.14. chocrystal@newsis.com /사진=조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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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조기 대선을 앞두고 보수 진영에서 '한덕수 대망론'이 퍼지면서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탄핵)에 더욱 신중해진 분위기다. 또 다시 탄핵소추를 할 경우 정치적 역풍이 불 수 있는데다 자칫 한 권한대행이 사퇴하고 대선에 출마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원칙적으로 탄핵소추된 공무원은 사퇴할 수 없지만 대통령 권한대행은 사표를 낼 곳이 없기 때문에 사퇴가 가능하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나온다.

민주당의 이용우 법률위원장과 한준호 최고위원은 지난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권한대행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하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이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 후임으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판사를 지명한 것이 명백한 직권남용이란 점을 들어서다. 또 한 권한대행이 내란 상설특검 관련 후보자 추천을 의뢰하지 않고 있는 것은 직무유기라 봤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2인을 지명한 행위가 위헌이라 보고 있지만 곧장 탄핵을 추진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당내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민주당 내에서 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지명 행위가 위헌이라 보는 의원들이 많지만 이미 권한쟁의 심판 등이 청구된 만큼 그 결과를 기다려 봐야 한다는 의견과 그것과 별개로 한 권한대행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갈린다"며 "현재로선 기다려보자는 의견이 좀 더 우세한 것 같다"고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11일 헌법재판소에 지명 행위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및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했다.

신중론의 배경에는 한 권한대행 탄핵안이 헌재로부터 이미 한 차례 기각됐단 점이 있다. 대선까지 두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탄핵을 또다시 추진할 경우 민심의 역풍이 불 수 있다.

한 권한대행 출마설이 꾸준히 흘러나오는 것도 변수다. 한 권한대행이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를 명분 삼아 사퇴하고 대선 출마를 선택할 수도 있다. 또 민주당이 한 권한대행을 핍박하는 모양새가 한 권한대행의 체급을 오히려 키워줄 수도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더300에 "한 권한대행은 어쨌든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현재 국정 운영의 책임이 있는 자"라며 "만약 대권 출마를 위해 현직을 스스로 내려놓는다면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그런데 민주당이 먼저 한 권한대행을 탄핵소추해 사퇴의 명분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겠나"라고 했다.

실제로 이날(14일)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 권한대행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아바타라고 규정하겠다"며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정안정을 책임지는 자리인데 (한 권한대행이) 이 책임을 내팽겨치고 대선판을 기웃거린다. 한 권한대행은 대선판을 기웃대지 말고 공정한 대선관리에 집중하고 국정안정에 매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경쟁력에 대해서는 정치권의 해석이 엇갈린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9~11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06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와 한 권한대행이 대결할 경우 각각 54.2%, 27.6%로 26.6%포인트(P) 격차를 보였다. 이 예비후보와 범보수 양자대결 중 격차가 가장 적었다. 또 한 권한대행은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8.6%의 지지율이 나왔다. 이 여론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한 권한대행이 보수·진보 정권을 넘나들며 일해온 이력이나 대미 통상 경험 등에 비춰볼 때 보수 확장성을 갖고 있는 인물"이라며 "현재는 이 예비후보가 두 배 가까운 지지율 격차를 보이지만 향후 남은 대선 기간 동안 이 격차가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기에 한 권한대행의 출마설을 아예 무시하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국민의힘 후보 신분이든, 무소속이든, 한 권한대행이 대선에 나와도 경쟁력이 없다고 본다"며 "지금 한 권한대행의 지지율도 결국 국민의힘 다른 후보들에게서 빌려온 지지율에 불과하다고 본다. 유의미한 확장성을 가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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