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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목)

"시리야, 로보락 켜줘"…中 가전, 애플·삼성·LG '생태계'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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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락·에코백스, 플래그십에 스마트홈 국제표준 '매터' 탑재

전용앱→스마트싱스·LG씽큐로 확장…'유출 리스크'는 여전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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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로보락·에코백스 등 중국 로봇청소기 업체들이 글로벌 스마트홈 표준인 '매터'(Matter)를 앞세워 국내 가전 생태계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중국산 로봇청소기는 그간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으로만 원격 제어할 수 있었지만, 애플·삼성·LG 플랫폼까지 발을 넓힌 것이다.

로보락·에코백스, 매터 지원…타 IoT 플랫폼으로 확장

15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로보락과 에코백스는 최근 자사 플래그십 일부 모델에 스마트홈 통합 표준 프로토콜인 '매터' 지원을 시작했다. 매터는 제조사나 운영체제와 관계없이 스마트홈 기기 간 호환성과 연결성을 높이기 위해 스마트홈 국제표준단체(CSA)가 만든 통합 표준이다.

CSA에는 삼성, LG를 비롯해 구글, 애플,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예컨대 그간 로보락은 전용 앱으로만 원격 구동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애플의 스마트홈 플랫폼 '홈킷'에 기기를 등록, 애플의 인공지능(AI) 음성비서 '시리(Siri)'를 통해 기기 제어가 가능해진다.

업계에 따르면 이미 애플은 지난달 말 iOS 18.4 업데이트를 통해 홈킷에 '로봇청소기' 제어 기능을 추가했다. 로보락이나 에코백스의 로봇청소기 중 매터 지원 모델을 등록하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애플 기기로 언제 어디서든 로봇청소기를 켜고 끌 수 있다.

로보락은 9 MaxV Ultra(S9 맥스V 울트라), S9 MaxV Slim(S9 맥스V 슬림) 등 플래그십 모델부터 펌웨어 업데이트를 진행 중이다. 향후 S8 MaxV Ultra(S8 맥스V 울트라), Qrevo Curv(큐레보 커브) 등 매터 지원 모델을 확대할 예정이다.

에코백스도 플래그십 모델인 디봇(DEEBOT) X8부터 X2, X2 콤보 등 플래그십 모델에 매터를 우선 지원하고, 향후 OTA(Over-the-Air) 업데이트를 통해 다른 모델에도 순차적으로 확대한다.

로보락은 자사 로봇청소기 제품에 스마트홈 표준 '매터'(Matter)를 공식 지원한다고 밝혔다.(로보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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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점 '연결성' 허들 넘는 中 가전

'매터'를 탑재한 중국 로봇청소기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의 전용 스마트홈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에도 연동될 전망이다. 이미 스마트싱스와 LG씽큐는 자사 가전제품 외 연동할 수 있는 브랜드 항목에 '매터 지원 모델'을 적시하고 있다.

스마트싱스는 별도 허브가 없어도 중국 로봇청소기를 연결해 제어할 수 있다. LG 씽큐는 아직 중국 로봇청소기 연동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지만, 올 상반기 AI홈 허브 '씽큐 온'을 출시하면 로보락이나 에코백스 제품도 음성으로 제어하는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관건은 중국 로봇청소기가 국내 가전업체의 '플랫폼 생태계' 속으로 침투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득이 되느냐다. 로보락은 가뜩이나 국내 시장 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하며 1위를 달리고 있는데, 약점 중 하나인 연결성 문제가 해결된다면 시장 수요가 더 쏠릴 수 있어서다.

업계에선 중국 업체의 허들을 낮춰주는 것이 단기적으론 시장 경쟁에서 부정적일 수는 있지만, 'IoT 플랫폼 확장성'을 넓히는 게 장기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로보락이 스마트싱스나 LG씽큐로도 제어되면 소비자 입장에선 (중국 로봇청소기를) 구매할 유인이 더 커질 수는 있다"면서도 "AI홈 플랫폼 생태계를 다른 서드파티(제3자) 서비스, 타 가전 제조사 앱으로 확대하는 차원"이라고 했다.

에코백스 플래그십 모델 디봇(DEEBOT) X8(에코백스 로보틱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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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유출' 없다지만…구조적 한계 고민

중국산 가전제품의 '개인정보 유출' 리스크가 속 시원하게 해소되지 않는 점도 국내 업계가 차별점을 두는 대목이다. 중국 업체들은 일제히 보안성 강화를 홍보하며 세간의 우려를 불식하고 있지만, 정부 요구가 있을 땐 수집한 개인정보를 제출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는 여전하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일제히 더 강화된 보안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는 외부 해킹에 대응할 수 있는 기능"이라며 "중국 공산당이 요구하면 (중국 업체는) 수집한 개인정보를 제출해야 하는 법적 의무가 있는데 소비자 입장에선 찝찝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했다.

다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조사 결과, 현재까지 중국산 가전제품을 통해 소비자 개인정보가 유출된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다. 로보락도 지난 2월 입장문을 통해 "로봇청소기가 자체적으로 수집하는 영상 데이터, 오디오 데이터 등의 정보는 서버에 저장되지 않고, 제3자에게도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일축한 바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 가전을 플랫폼에 연동하더라도 자체 보안 기능으로 '이중삼중 잠금 장치'를 걸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양혜순 삼성전자 DA사업부 MDE전략팀장은 지난달 삼성 보안 체제인 녹스(Knox)를 설명하면서 "스마트싱스 안으로 들어오려면 삼성의 보안 시스템을 통과해야만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도 "씽큐 앱 자체는 개인 정보 관련 약관을 준수하고, LG쉴드로 강력한 보안 기능이 적용돼 있다"고 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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