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운영에 깊이 개입하려는 요구에
총장 "독립성 포기 안한다" 성명 발표
"전국 대학들 정부 개입 반대에 나설 듯"
[케임브리지=AP/뉴시스]미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하버드대 캠퍼스. 2025.4.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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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하버드대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정부가 미국의 주요 대학들에게 재정 지원 중단을 압박하며 대학 운영에 개입하는 조치를 불법으로 규정하며 거부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11일 하버드대에 보낸 서한에서 학생과 교수들의 학교 운영에 갖는 권한을 축소할 것과 규정 위반 외국 유학생을 즉시 당국에 보고할 것, 모든 학과가 ‘관점 다양성’을 갖췄는지 점검할 외부 기관을 도입할 것 등의 조치를 요구했다. 트럼프 정부는 ‘관점의 다양성’이 보수적 시각을 포함한 정치적 다양성을 뜻한다고 설명해왔다.
이에 대해 하버드대는 14일 정부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한다고 발표해 정부 요구를 직접적으로 거부한 첫 번째 대학이 됐다.
앨런 가버 하버드대 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어느 정권이든 사립대학이 무엇을 가르치고, 누구를 입학시키고 채용하며, 어떤 연구 분야를 추구할지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 아이비 리그 대학들 집중 압박
트럼프 정부는 특히 유명 대학들을 표적으로 삼아왔다. 당국은 진보 성향이 강한 대학 교육을 개편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컬럼비아대를 압박해 굴복시켰으며 이후 하버드대를 포함한 아이비리그의 대학들 모두를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달 하버드의 연방 계약금 약 2억5600만 달러(3639억 원)과 수년에 걸쳐 지원을 약속한 87억 달러(약 12조3671억 원)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하버드대는 학생들과 교수들로부터, 정부의 대학 및 고등교육 전반에 대한 침해에 보다 강하게 저항하라는 압박을 받아왔다.
가버 총장이 14일 발표한 성명은 정부 압박에 대한 대학 당국이 조직적으로 저항하는 첫 조치로 여겨진다.
가버 총장은 “하버드는 독립성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헌법적 권리를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 하버드는 물론 어떤 사립대학도 연방 정부에 장악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방 정부가 지난 11일 하버드에 보낸 서한에는 대학 운영 전반에 전례 없는 수준의 통제를 부여하고, 대학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기 위한 조치들이 포함돼 학문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대학의 핵심 운영 원칙을 침해하는 내용들이 포함돼 있다.
컬럼비아대는 정부 압박에 굴복
지난달 트럼프 정부가 컬럼비아대에 4억 달러(약 5686억 원)의 연방 지원을 중단한 뒤 컬럼비아대가 정부 요구에 굴복해 중동학과를 특별 감독하고 36명의 특수 요원을 투입해 캠퍼스에서 체포, 퇴거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하버드대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요구는 컬럼비아대보다 한층 더 포괄적이어서 대학 운영 전방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이다.
하버드대는 최근 몇 달 동안 트럼프와 밀접한 로비 회사와 계약을 맺고 중동연구센터의 교수 책임자를 교체하는 등 트럼프를 달래려 시도했으나 정부가 압박을 강화하자 정면으로 거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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