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퇴거 이후 경찰 ‘비화폰 서버’ 확보 움직임
지난 8일 석방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그 옆으로 김성훈 경호처 차장(오른쪽)이 윤 전 대통령을 경호하며 이동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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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관저 퇴거와 함께 김성훈 경호처 차장을 둘러싼 내부 반발 기류가 확산하면서 경찰이 경호처 내 비화폰 서버를 확보할 수 있는 적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은 12·3 비상계엄 사태의 전모를 밝힐 핵심 증거인 비화폰 서버를 확보하기 위해 계속 내부 검토를 이어가고 있는데, 그간 경호처의 물리적 저항으로 번번이 무산됐던 압수수색 집행에 본격적으로 나설지 주목된다.
‘계엄 전모’ 밝힐 ‘비화폰 서버’ 확보 적기 될까
특수단 “압색 관련 실질적으로 결정된 건 없어”
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오후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나 서초동 사저로 이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경호처는 윤 전 대통령의 이주와 관련해 약 40명 규모의 사저 경호팀 편성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의 모습. 임세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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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경호처 내 비화폰 서버 확보를 위해 지금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전부 무산됐다. 경호처가 형사소송법상 군사상 비밀 보호 등을 이유로 경찰의 압수수색 시도를 차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김 차장 등 경호처 지휘부에 대한 구속영장도 법원에서 최종 기각되면서 경찰 수사는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에 경찰 안팎에선 비화폰 서버 확보를 위한 ‘골든타임’이 도래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경호처 조직 내부의 균열이 향후 경찰의 비화폰 서버 확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라는 이유에서다. 한 경찰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이 관저에서 퇴거하는 일이나 경호처 내부 반발이 거세지는 일 등 제반 사정들이 경찰로 하여금 비화폰 서버 압수수색에 나설 만한 강력한 동기는 될 것”이라며 “김 차장이 아직 물러나지 않은 상황이라 경찰 입장에서도 서버 확보 방안을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화폰 서버 기록 확보해도 ‘추가 조사’ 필요
서버엔 당사자·통화시간·수발신 기록만 특정
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오후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나 서초동 사저로 이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경호처는 윤 전 대통령의 이주와 관련해 약 40명 규모의 사저 경호팀 편성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 인근에서 경찰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임세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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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차장은 그동안 국회 청문회와 경찰 조사 등 공개석상에서 비화폰 서버 기록이 일정 주기로 자동 삭제된다고 말했다. 앞서 김 차장은 지난 1월 22일 국회 내란 국조특위 1차 청문회에 출석해 “비화폰 서버는 비화 특성상 자동 삭제하게 돼 있다”고 증언했고, 이틀 뒤인 1월 24일 경찰에 출석하면서도 비화폰 기록 삭제 지시 의혹에 대해 부인하며 “비화폰은 시스템 특성상 이틀마다 자동 삭제되게 돼 있다. 자동 삭제된 것을 (삭제하라고) 지시할 이유가 없다”고 재차 주장했다.
경찰 특수단은 김 차장 발언의 신빙성을 의심하고 있다. 특히 경호처 내 비화폰 서버에 12·3 내란 가담 피의자들의 통신 기록이 저장돼 있을 거라 판단하고 계속해서 서버 압수수색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서버에는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조지호 경찰청장,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등 내란의 핵심 인물들이 비화폰을 통해 주고받은 통화 기록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서버를 통해 기록이 확인된다면, 이들의 내란 혐의를 입증할 추가적인 직접 증거가 될 수 있다. 특수단 관계자는 지난달 17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도 “결과를 알 수는 없지만, 포렌식 과정을 통해 비화폰 서버 기록의 복원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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