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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 안 버리고 노숙자 줬다고…30년 근속자 해고에 난리난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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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샌드위치 노숙자에 줬다 해고 당한 직원

외식브랜드측 "폐기물 처리 규정 위반"

온라인상 "비인도적" 비판 확산

30년간 프랑스 공항 내 외식 브랜드에서 근무한 직원이 판매되지 않아 버려질 샌드위치를 노숙자들에게 나눠줬다는 이유로 해고돼 논란이 일고 있다. 외식 브랜드 측은 폐기물 처리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며 해고 사유를 밝혔지만, 온라인상에서는 비인도적이라는 반응과 함께 불매 운동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경제

30년 근속 직원이 버려질 샌드위치를 노숙자에 줬다고 해고한 프랑스 외식그룹 SPP 홍보용 사진.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


14일(현지시간) 프랑스3 방송 등에 따르면 30년간 남부 마르세유 프로방스 공항 내 외식 브랜드에서 일한 A씨는 지난달 규정 위반을 이유로 해고당했다. A씨는 전 세계 공항과 기차역 등에서 스타벅스, 프레타망제 등 다양한 외식 브랜드를 위탁 운영하는 SSP 그룹 소속 직원으로, 마르세유 공항에서 카운터를 맡거나 음료 제조 담당했다.

그는 업무가 끝난 오후 8시께 스타벅스와 프레타망제에서 팔리지 않아 폐기 처분될 샌드위치나 음식물 등을 공항 내 폐쇄회로(CC)TV가 있는 공개된 장소에서 공항 노숙자들과 공항 청소 직원, 경비원들에게 나눠줬다.

A씨는 "경영진과 공항 운영 책임자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빵 등) 과잉생산이 있었고 상사도 이대로 계속하는 게 좋다고 했다. 공항을 나가서 버리려면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SSP 측은 규정 위반으로 A씨를 해고했다. 폐기할 물품을 임의로 반출하는 것이 아닌 지정된 쓰레기통에 버리는 방식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SSP 그룹 측은 "이런 물품은 폐기물 처리 용기에 버려야 하고 모든 손실은 발생 당일 재고 관리 시스템에 기록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해고 이후 A씨는 잠이 들 수 없을 만큼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먹을 것을 나눠준 행동은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현재 그는 같은 이유로 해고된 다른 동료 3명과 함께 노동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올리비에 포르 프랑스 사회당 대표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SSP를 비판하며 불매를 예고했다.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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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 사실이 알려지면서 프랑스 사회에서는 SSP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배고픈 사람들에게 음식을 주기보다는 팔리지 않은 물건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을 선호하는 바보들이 있다"며 "우리는 도대체 어떤 나라에 살고 있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올리비에 포르 프랑스 사회당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SSP 측의 대응을 "비인도적"이라며 스타벅스, 프레타망제 불매를 예고했다. 그는 "직원들은 복직돼야 한다"며 "프랑스에서 형제애는 잘못이 아니다. 우리의 공화주의적 가치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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