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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기기를 과다 사용하면 ‘뇌 썩음’과 ‘두뇌 유출’이 생긴다는 기존 가설을 뒤집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마트폰, 태블릿과 같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나이 든 사람의 인지 기능 저하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난 것. 이는 머리를 쓰지 않고 디지털 기기에 의존해 기억력과 계산 능력이 떨어진다는 이른바 ‘디지털 치매’ 이론과 상반되는 결과라 주목된다.
41만 여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한 기술사용과 정신적 능력에 관한 기존 연구들을 메타 분석한 결과, 디지털 기기를 자주 사용하는 50세 이상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인지 저하율이 낮았다. 디지털 기술이 정신적 쇠퇴를 막는 지, 아니면 더 나은 인지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디지털 기기를 더 자주 사용하는 지는 파악하지 못 했다. 그럼에도 연구자들은 이 연구 결과가 스마트폰 과다사용이 디지털 치매를 유발한다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과학 저널 네이처 인간 행동(Nature Human Behaviour)에 ‘기술사용과 인지 노화에 대한 메터 분석’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연구는 미국 텍사스 대학교(오스틴) 의대와 베일러 대학교 의대가 협력해 진행했다.
‘뇌 썩음’은 질 낮은 온라인 콘텐츠를 과도하게 소비하는 폐해를 일컫는 신조어다. ‘두뇌 유출’(brain drain)은 주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같은 디지털 기기의 과도한 사용이 우리의 주의력, 기억력, 사고 능력을 약화시킨다는 개념이다.
연구진은 평생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면 정신적 쇠퇴를 초래한다는 디지털 치매 가설에 대한 근거를 찾지 못 했다. 오히려 컴퓨터, 스마트폰, 인터넷 또는 이러한 기술의 조합을 사용하는 것이 인지 기능 장애 위험을 58%낮추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짧은 시간 동안 가파르게 발전한 디지털 기술을 처음 접한 노인들에게, 신기술 사용법은 매우 어려운 도전 과제다.
“중년층과 노년층에서 가장 먼저 하는 말 중 하나는 ‘컴퓨터 때문에 너무 답답하다. 배우기 어렵다’는 반응 이었다. 이는 실제로 인지적 어려움을 반영하는 것으로, 당장은 좋지 않더라도 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스컬린 교수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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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스컬린 교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대한 이해, 인터넷 끊김 문제 해결, 웹사이트 광고 걸러내기와 같이 신기술은 지속적인 적응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활동을 수년간 해왔고, 좌절감을 느끼더라도 실제로 활용하고 있다면, 그것은 뇌를 단련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통설과 다른 결과가 도출된 것은 양방향 관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즉, 사고 능력이 더 뛰어난 사람들이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더 높지만,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인지적 이점도 있다는 것이다.
벤지 교수는 “복잡성, 연결성, 보상행동이 중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도구는 사람들이 복잡한 활동에 참여하고 사회적 연결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이 두 가지 모두 노화하는 뇌에 좋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더 나은 사회적 연결은 노인의 인지 기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디지털 기술은 또한 디지털 알림(약 복용 시간), GPS 내비게이션(길 찾기), 온라인 뱅킹(청구서 지불) 등 인지 기능이 일부 저하한 노인들이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연구진은 짚었다.
스컬린 교수는 부모나 조부모에게 디지털 기기 사용법을 가르쳐 드릴 것을 추천했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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