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관세’ 해결하려 대미 협상 주력하는 베트남 ‘난처’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 주석과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14일(현지 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2025.04.15. [하노이=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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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베트남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 시간) 베트남 국가서열 1위인 또 럼 공산당 서기장과 회담하며 반미 연대 구축을 강조했다.
베트남은 미국·중국·러시아 등과 모두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 ‘대나무 외교’를 기조로 삼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국에서 46%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즉각 저자세를 보이며 대미 협상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 이런 가운데 중국은 중국과 베트남의 양자 협력을 강조하는 한편,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겨냥해 중국의 이익을 해칠 경우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압력을 가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시 주석은 이날 오후 하노이에서 럼 서기장과 회담을 가졌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작은 배는 큰 파도를 견디기 어렵지만, 함께 타고 가는 배는 멀리까지 나아갈 수 있다”며 미국의 무역 정책에 맞서 양국이 힘을 합칠 것을 강조했다.
이어 “중-베트남 양국은 경제 세계화의 수혜자로서 전략적 자제력을 높이고, 일방주의와 강권을 반대하며, 자유무역체제와 공급망 안정을 지켜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미국을 비판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럼 서기장은 “베트남은 중국과의 조정과 협력을 강화하고 다자주의를 고수하며 국제 무역 규칙을 유지하고 양측이 체결한 협정을 준수해 세계 평화 촉진에 기여할 용의가 있다”고 화답했다.
중국의 구애 속에 베트남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중국과의 결속이 미국과의 향후 무역 협상에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베트남 외에도 동남아시아와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에 잇따라 손을 내밀며 미국에 단결된 대응을 구축하자는 압력을 가하고 있다. 시 주석은 베트남을 시작으로 15~18일에는 말레이시아와 캄보디아를 각각 방문하며 동남아시아 순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미국은 말레이시아에 24%, 캄보디아에는 49%의 관세를 부과했다.
13일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의 소셜미디어 계정인 ‘위위엔탄톈’은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 대항하든 미국과 협상하든, 그것은 그들의 주권 문제”라면서도 “누군가 중국의 이익을 미국에 대한 충성의 표시로 사용한다면 중국은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성 메시지를 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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