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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마비 환자 사망위험 낮췄다, ‘두가지 약물’의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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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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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두 가지 약물을 함께 복용하면 수천 건의 심장마비나 뇌졸중을 예방하고 조기 사망으로부터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혈관계 질환은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30%)다. 국내는 암에 이어 두 번째다.

심혈관계 질환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발생한다. 크게 심장 질환(심근경색, 협심증)과 뇌혈관 질환(뇌졸중, 뇌출혈, 뇌경색) 그리고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동맥경화증 등의 선행 질환을 총칭한다.

그 중 심장마비의 주요 원인인 심근경색은 가장 흔한 급성 질환이다. 혈관이 막혀 혈액 공급이 끊김으로써 심장 근육 일부가 괴사하는 질환이다.

지난 2월 78세를 일기로 숨진 가수 송대관의 사인도 심장마비였다.

심장마비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혈관이 더 민감해져 혈전(피떡)이 생기기 쉽다. 1년 안에 재발 위험이 가장 높다.

혈중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치료 현장에서 이뤄지는 표준 치료는 심근경색 직후 스타틴(statins·지질저하제) 복용 강도를 높이는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환자가 이 약물만으로는 치료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 이에 권장 콜레스테롤 수치를 맞추기 위해 추가 치료를 받는다.

스웨덴 룬드 대학교와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의 연구자들은 심장마비를 겪은 환자들에게 스타틴과 고지혈증 치료제 에제티미브(ezetimibe)를 함께 투여했을 때 재발성 심장마비, 뇌졸중,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조기 사망 위험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에제티미브는 저밀도 지단백(LDL·일명 나쁜) 콜레스테롤 등 지질관련 수치를 낮춰준다.

하지만 전 세계 대부분의 환자가 두 가지 약물을 병용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예방 가능한 심장마비와 사망이 발생하고 있으며, 의료 시스템에도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연구진은 두 가지 약물을 병용했을 때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환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심장마비 발생 후 12주 이내에 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투여 받은 환자, 13주에서 16개월 사이에 두 가지 약물을 병용 투여 받은 환자. 그리고 에제티미브 없이 스타틴만 투여 받은 환자들을 비교했다.
동아일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심장마비를 겪은 스웨덴 환자 3만6000여명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고급 통계 모델을 사용해 모의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심근경색 최초 발생 후 12주 이내에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두 가지 약물 병용 치료를 받아 초기 단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권장 범위 내로 낮춘 환자는 에제티미브 추가 치료를 늦게 받거나 에제티미브 치료를 추가하지 않은 환자에 비해 예후가 더 좋았으며, 새로운 심혈관 질환 발생이나 조기사망 위험이 낮았다.

현재 의료 현장에서 이 두 약물의 병용 요법이 적용되지 않는 이유는 뭘까.

“부작용과 과잉 치료를 피하기 위해 예방 차원에서 일반적인 권장사항에 포함하지 않는다. 그러나 심근경색(심장마비) 후 가능한 한 빨리 두 가지 약물을 모두 투여하면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위험이 증가한다”고 연구자들은 강조했다.

아울러 “에제테미브는 부작용이 거의 없으며, 많은 국가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저렴하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치료 전략을 바꾼다면 매년 새로운 심장마비, 뇌졸중, 심혈관 질환에 의한 조기사망 위험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미국 심장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에 게재 됐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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